연간 매출액 244조, 영업이익 59조 달성…4분기 실적 하락 반전
올해 상반기 어두울 전망…"4분기 재고, 관리 가능…하반기 수요 회복 기대"

▲ 삼성전자가 지난해 연간 매출액 243조7천700억원, 영업이익 58조8천900억원, 당기순이익 44조3천400억원 등의 실적을 올리면서 지지난해에 이어 창사 이래 최고 성적표를 거뒀다. 하지만 4분기 실적이 하락세로 반전돼 올해 상반기까지 어두울 전망이다. 31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사상 최대 메모리 반도체 '슈퍼호황'에 힘입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지만 4분기 하락세로 반전돼 앞날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주력 메모리 반도체의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에 더해 스마트폰 부문도 글로벌 경쟁 격화 등으로 전망이 밝지 않아 올해는 실적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액 59조2천700억원, 영업이익 10조8천억원의 확정실적을 각각 거뒀다고 31일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8조4천60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년 같은 기간(65조9천800억원)보다 10.2% 줄었으며 전분기(65조4천600억원)보다도 9.5%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분기 기준으로 가장 낮은 수치다.

영업이익은 1년 전(15조1천500억원)에 비해 28.7% 축소됐고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전분기(17조5천700억원)보다는 무려 38.5%나 줄어들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돈 것은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다. 영업이익률은 18.2%로 지난 2016년 4분기(17.3%)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였던 전분기(26.8%)보다 8.6%포인트나 급락한 것이다.

주력 반도체 사업의 4분기 영업이익은 7조7천700억원으로 전분기(13조6천500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41.4%로 7분기 만에 처음 50%를 밑돌았다.

지난해 전체로는 매출액 243조7천700억원, 영업이익 58조8천900억원, 당기순이익 44조3천400억원 등의 실적을 올리면서 지지난해에 이어 창사 이래 최고 성적표를 거뒀다. 이는 매달 약 5조원을 벌어들인 셈으로 반도체 사업 흑자만 44조5천700억원으로 전체의 4분의 3 이상을 차지했다. 반도체 사업 매출은 86조2천900억원으로 역시 1년만에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스마트폰 사업을 맡은 IM(IT·모바일) 부문에서는 10조1천700억원, 디스플레이(DP)와 소비자가전(CE) 부문에서는 각각 2조6천200억원과 2조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실적발표에 이어 진행된 컨퍼런스콜(경영 설명회)를 통해 "지난해 4분기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감소와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로 실적이 감소했다"며 "메모리 반도체는 올해 2분기 이후 수요 성수기 영향 속에 주요 응용처의 고용량화 추이가 지속하면서 점진적으로 메모리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증권투자업계의 우려를 사고 있는 지난해 4분기 재고 수준에 대해서는 "고객사들의 재고 확보로 수요가 위축됐고 추가적인 가격 하락 기대감 때문에 고객사들이 구매를 지연하며 출하량이 감소해 재고가 증가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데이터센터의 투자 회복 시그널이 있고 서버 펀더멘털의 수요도 견조하다"고 답했다.

이어 "모바일 사업은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성장 둔화에 따른 스마트폰 판매 감소로 실적이 줄었으나 TV와 생활가전은 프리미엄 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이 개선됐다"며 "올해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메모리 반도체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수요 약세가 전망되고 모바일 사업은 갤럭시 'S10' 출시로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에 총 29조4천억원을 집행했다고 밝혔다. 사업별로는 반도체 23조7천억원, 디스플레이 2조9천억원 등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설투자의 경우 경기도 평택 라인 증설로 전년보다 소폭 늘었으나 디스플레이는 플렉시블 OLED 패널 생산능력 증설 투자가 마무리됨에 따라 예년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는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추가 증설하지는 않고 중장기적으로 고객사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팹 건설을 중심으로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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