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를 코앞에 두고 전국에 비상이 걸렸다. 구제역(口蹄疫), 홍역, 독감 등이 한꺼번에 등장한 것이다. 민족 대이동을 하는 설 연휴이기에 이 같은 질병이 전국으로 퍼지지 않을까 크게 우려되고 있다.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한우 농가에선 구제역이 확진 판정을 받은 지 하루 만에 인근 농가에서 구제역이 또 확인됐다.

구제역이 발병한 2개 농가 297마리를 살처분한 것 외에 발생 농가 반경 500m 이내에 있는 22개 농가의 우제류 가축(발굽이 2개인 가축) 1천554마리에 대해서도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에 들어갔다. 축협에서 운영하는 경기지역 가축시장 6곳은 폐쇄 조치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구제역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30일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했고 구제역 방역대책 상황실을 설치했다. 또 발생농장에 초동방역팀, 역학조사팀, 중앙기동방역기구를 투입했고 발생농장 및 반경 3km 이내 우제류 농장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어디로 얼마나 확산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구제역은 언제나 예상하는 피해 범위를 넘어서 창궐했기 때문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온도가 낮아질수록 끈질기게 살아남는다. 37℃에서는 하루 만에 사멸하는 반면 4℃에서는 4개월, 영하 5℃에서는 1년 이상 살아남는다.

최선의 대응은 차단 방역과 예찰 강화, 예방접종뿐이다. 구제역 백신을 적기에 공급하고 소규모 농가, 각종 축사시설, 운반 차량까지 포함해 소독을 강화해야 한다. 양축 농가에서도 소독 등 차단방역에 자율적으로 협조해야 한다. 그러잖아도 한·중, 한·미를 비롯한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우리 농촌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방역당국과 지자체는 구제역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그러잖아도 홍역과 독감, 미세먼지 등으로 국민 건강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현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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