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 'EU-일본 EPA 발효에 따른 유럽내 한·일 수출 경쟁여건 분석' 보고서 발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홍성인 기자] EU와 일본 간 EPA(경제동반자협정)가 발효되더라도 한국의 대 EU 수출에는 단기적으로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KOTRA(사장 권평오)가 31일 발간한 'EU-일본 EPA 발효에 따른 유럽내 한·일 수출 경쟁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우리 수출에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나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친환경, 디지털화 등 EU의 신산업 수요에 적극 대응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EU-일본 EPA는 2013년 4월 협상개시 후 4년 만에 비준까지 완료해 최근 EU가 체결한 FTA 중 진행속도가 가장 빠른 사례로 꼽힌다. 양측 모두 브렉시트(2019.3.29) 이전 발효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U와 일본은 이 협정으로 각각 96%, 86%의 즉시 관세 철폐 및 15년 내 99%, 97% 철폐를 약속했으며, 높은 수준의 서비스 시장 개방과 정부조달은 물론 지속가능개발 (파리기후협약 이행을 최초로 포함한 협정), 노동권 보호 등 새로운 통상 이슈도 포괄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EU 대상 수출품목이 유사해 이 협정 발효에 관심이 높았다. 양국 모두 동 총 수출의 50% 이상이 중간재, 15% 가량이 자동차로 이들 품목은 EU시장에서 한·일간 경합 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이들 품목을 중심으로 한·일 양국의 유럽 상대 수출규모는 약 1천337억달러 규모(2017년 기준)이며, 특히 자동차 및 부품, 기계 등은 일본이 특혜관세를 통해 EU시장에 들어오게 됨으로써 관세철폐 기간이 끝나는 5-7년 후에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무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다만, 양국 모두 유럽 현지 생산비중 증가세로 직접적인 수출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자동차는 일본산의 관세 인하(7년간 10% 관세 철폐)로 일부 영향은 있겠으나, 이미 일본의 EU역내 생산(총 151만대)이 수출(64.6만대)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일본의 자동차부품도 현지조달 비중이 높으며, 기계부문 역시 기존 공급선을 바꾸기 쉽지 않은 특징이 있어 관세인하로 인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우리 기업이 장기적으로 EU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새로운 협력 전략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U가 추진 중인 친환경, 디지털화에 발맞춰 △R&D 기술협력 △혁신 △기술표준화 등 분야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EU의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글로벌가치사슬(GVC)에서 이들 분야의 경쟁력 제고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묵 KOTRA 경제통상협력본부장은 "EU-일본 EPA가 우리 수출에 단기적 영향은 크지 않더라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對EU 수출 경쟁력 제고를 준비해야한다"고 언급하며 "동 협정이 우리 수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기존의 한-EU FTA에 따른 선점효과를 잃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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