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과 참가자들의 인사가 이어지고 시위가 무르익어갈 때 한 할머니가 단상 위로 올라섰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평화운동가 김복동 할머니였다. 김 할머니는 문제를 차근차근 되짚고 대안과 기대를 적절하게 전달했다. 일본정부의 사과와 평화에 대한 연설을 들으면서 김 할머니가 지나온 시간과 감정을 감히 가늠할 수 있었다. 담담하지만 강인한 어조였고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연설이 남긴 여운은 길고 무겁게 느껴졌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과거사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이전 대통령들과 다름을 알 수 있었고 문제가 해결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하지만 김 할머니는 지난 28일 안타깝게 별세했다. 가장 먼저 일본군 '위안부'문제를 세상에 알렸고 평화를 위해 힘써 온 인물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이제 생존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2015년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는 폐기하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해자의 사과는 이뤄져야 하고 피해자 할머니의 목소리는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합의에서 "그나마", "차선의 선택"이라는 말은 나오지 말아야 한다. '여성 인권 운동가 김복동 할머니'의 영면을 기원하며 김 할머니가 꿈꿨던 진정한 평화가 멀지 않은 미래에 찾아오길 기대해본다.
정우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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