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동산 규제로 연기된 물량 올해 일제히 공급
얼어붙은 매수심리·양극화 심화…옥석가리기 본격화

▲ 서울 시내 전경.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설 연휴가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분양대전이 시작된다. 건설사들은 견본주택을 개관하면서 봄 분양 성수기 준비에 돌입한다. 다만 분양시장이 지역별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쏟아지는 분양물량이 모두 소화될지는 미지수다.

10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설 이후 2·3월 봄 분양시장을 조사한 결과, 60개 단지 5만506가구가 분양을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설 이후 2·3월 분양물량과 비교해 79%(2만8181가구→5만506가구)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분양시장 호황기였던 지난 2015년부터 이후 최대 물량이다. 지난해부터 분양가 승인이 깐깐해졌고 청약제도 변경 등으로 원래 계획대로 공급하지 못한 물량이 일제히 공급되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7개 단지 1만9천597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인천 9개 단지 7천13가구 ▲서울 9개 단지 5천73가구 ▲부산 6개 단지 3천367가구 ▲강원 3개 단지 3천305가구 ▲충남 2대 단지 3천178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다만 설 이후 분양물량이 쏟아질 예정인 가운데 지역별로 온도 차가 극명해 분양시장이 호조세를 보일지는 불투명하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분양경기실사지수(HSSI)는 67.2로 기준선인 100에 크게 못 미쳤다. HSSI가 100을 초과하면 분양 전망이 긍정적,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전국에서 서울(84.9)과 세종(83.3)만 80선을 넘었지만, 전월 전망치보다는 하락해 분양사업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GS건설의 마수걸이 분양단지인 '위례포레자이'는 130.33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청약 열기를 달궜다. 반면 대림산업이 서울 광진구에서 분양한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전용 115㎡ 주택형 4개 모두 미달됐으며 우미건설이 공급한 검단 신도시 첫 분양 물량 '우미린더퍼스트'는 평균 경쟁률 0.95대 1에 그쳤다.

주택시장 매수심리도 얼어붙어 쏟아지는 분양물량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2018년 12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시장소비자 심리지수는 97.2로 전월 대비 6.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해 9월 122.0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줄곧 내림세다. 소비자심리지수는 0∼200 사이의 값으로 표현되며 지수가 100 이상이면 가격 상승이나 거래 증가 의사가 응답이 많음을 의미한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지난해 9·13대책을 비롯한 정부의 연이은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3기 신도시 발표, 입주 물량 증가 등의 영향으로 인기 지역으로만 몰리는 양극화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당분간 청약 시장에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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