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살리는 '의료코인'…대한민국 차세대 먹거리 될 것

지난달 28일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LCGC 사무실에서 윤영용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현수 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4차산업혁명의 파고가 전 세계적으로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일간투데이는 21세기 혁명적 변화의 핵인 4차산업을 집중 아우르는 독보적 언론의 길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4차산업시대! 인류의 오늘을 '보고' 내일을 '읽고' 혁명을 '쓴다'는 편집기조를 부여잡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본지는 새 기획 '4차산업혁명 K-Pioneer'를 시작한다.

대한민국, 나아가 전 세계의 4차산업혁명을 이끌어갈 국내의 스타트업(Start Up)들을 개별적으로 집중 조명하는 시리즈다. '4차산업 중심 일간지' 일간투데이는 Korea의 앞머리인 K와 개척자 내지 선구자의 의미를 지닌 Pioneer를 결합한 이번 기획을 통해 국내 스타트업들이 빛을 발하기를 응원한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의 의료기술을 자랑한다. 치료를 받고자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해외를 방문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다. 보호자를 동반해야 하고 비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항공은 물론 장기간 숙박할 곳도 찾아야 한다. 특히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바로 화폐의 운반이다.

윤영용 LCGC 대표(54)는 치료를 위해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다. 내국인 및 외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의료지원은 물론 비자와 항공, 호텔 예약을 돕고 한국에 머무는 동안 관광과 쇼핑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가상화폐를 통해 만들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28일 윤 대표를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그의 사무실에서 만나 4차산업혁명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는 의료코인과 대한민국 ICT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 사람 살리는 의료코인 'LCGC'

LCGC(Life Care GLOBAL Coin)은 홍콩 글로벌 컨버전스 마케팅(Global Convergence Marketing) 사에서 제공하는 가상화폐다. 롯데월드타워 10층과 11층에 위치한 KMP헬스케어서울의원을 비롯해 서울아산병원, 삼성의료원, 서울대학교병원, 건국대학교병원, 한양대학교의료원에서 현금 대신 수납할 수 있다.

LCGC를 사용해 병원 진료비 등을 납부하려는 고객은 LCGC의 거래소인 코인지니스(Coingenes)에 가입하고 거래소 내 전자지갑을 생성한 다음 LCGC 코인을 전자지갑에 보유한 상태에서 해당 의원을 방문하면 사용할 수 있다.

이 코인은 의료분야를 비롯해 쇼핑과 레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롯데 등 대기업 발행 상품권 교환 사용 시 KMP 헬스케어 서울의원 인근의 약국, 롯데 면세점, 롯데 백화점 및 관련된 40 개 기업 상품 구매에도 사용 할 수 있으며 롯데 호텔을 비롯해 다수의 호텔, 골프장, 놀이공원, 리조트, 엔터테인먼트 등의 상품 및 서비스에도 소비가 가능하다.

윤 대표는 "LCGC는 최우수 의료 서비스 등의 실물 서비스 거래를 바탕으로 국경을 넘어 '생명 살리기'의 명분을 가지고 자본과 기술진작의 모멘텀을 가지고 있다. 이는 새로운 실물가치 기반의 가상화폐의 등장이며 가상화폐의 활용도 차원에서 새로운 지평이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김현수 기자

■ 대한민국 정보통신의 시작에 그가 있었다

윤 대표는 과거 세영동화라는 애니메이션 회사에서 만화를 제작했었다. 공중파 3개 방송국 애니메이션의 70%를 담당하던 회사다. 그의 대표작 중에는 '은비까비의 옛날 옛적에'가 있다. 그는 '아이러브 태권도 운동본부' 세계 대표를 역임했으며, 역사 소설 '근초고대왕'의 저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 사업을 할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대전 '엑스포(EXPO)'와의 인연 때문이다.

윤 대표가 만화를 제작하던 1991년, 대한민국은 엑스포를 승인받아 대전에 유치를 준비하던 중이었다. KBS 영상 사업단과 대전 엑스포는 공동 프레 이벤트(Pre-event)를 준비하고 있었고 윤 대표가 팀에 합류하게 됐다. 그때 그가 맡은 역할은 바로 컴퓨터 영상축전과 정보통신관 영상을 기획하는 것. 윤 대표는 정보통신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영상을 제작하기 위해 대한민국 정보통신 분야 최고의 석박사들에게 교육을 받았다.

그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기 전, 법정 홍보물을 제작했던 인연으로 2002년까지 정부(정보통신부)의 정보화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기회도 얻었다.

그는 엑스포 유치와 정부와의 만남을 통해 1991년도부터 2000년 초까지 아무도 모르던 정보통신이라는 분야를 그 누구보다도 진하게 배우게 됐다. 대한민국이 정보화 사업을 시작하는 첫 걸음마에는 언제나 윤 대표가 함께했다.

윤 대표는 "은비까비 만화를 보면 비행접시를 타고 가던 '은비'와 구름을 타고 가던 도깨비 '까비'가 충돌하는 장면이 있는데, 전래동화에 우주선을 등장시키는 것은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것 이었다"며 "국가 정보화 사업에 나의 상상력을 던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던 것"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 당시 경험들은 약 20년이 지난 현재 윤 대표가 가상화폐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


■ ICT에 적합한 '국민성' 그러나 막혀있는 '규제'

윤 대표는 우리나라의 4차산업혁명 전망은 밝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각종 규제들이 ICT 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인 특유의 '냄비근성'은 사회 문제에 따라 장단점이 있지만 ICT 강국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에는 반드시 필요한 성격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이 생기자마자 대한민국 곳곳에 광망이 설치된 것처럼 말이다. 정보화 시대에 우리나라가 IT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이기도 하다.

우리 국민들은 대통령을 만들기도 하지만 감옥에 보내기도 한다. 민주주의 침해와 강자들에 대한 저항 의식, 어두운 과거를 부정하는 성격 탓이다. 이는 4차산업혁명시대 ICT와 창작에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콘텐츠를 만들거나 스타트업을 시작하는 등 향후 나올 수 있는 위대한 기술은 과거를 부정하는 데서 탄생하기 때문이다. 궁극적 창조는 과거에 대한 거부다.

강자들에 대한 저항 의식은 특히 '블록체인'의 '탈 중앙화' 특성과 잘 맞아떨어진다. 은행이나 정부 등 중앙기관 없이 거래에 참여하는 모두가 장부를 공유할 수 있는 개념의 블록체인은 우리나라 국민의 성격과 가장 잘 맞는 기술 중 하나다.

윤 대표는 "금융은 특히 권력과 자본에 의해 좌지우지된다. 2008년도 금융위기 이후 화폐를 보니 중앙화된 권력에 의해서 많은 것들이 움직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것을 피해보자는 생각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가상화폐다. 사토시나카모토(가상화폐의 개념을 처음 고안한 개발자)의 시작인 것이다."

윤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나라 국민의 냄비근성, 빠른 인터넷망으로 축적된 기술, 탄탄한 교육, 권력에 대한 저항의식 등은 ICT 강국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갖춰진 자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비롯해 ICT 전반에 규제가 깔려있다. 현재 우리나라 10대 20대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는 규제로 막혀있고, 여전히 제조업에 투자와 지원이 기울어져 있다.

윤 대표는 "우리나라 청년들은 프로그램 개발 등에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일자리와 스타트업을 꿈꾼다. 그러나 자칫하면 과열과 투자 피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것은 우리나라가 ICT 강국으로 나아가는데 걸림돌 될 뿐"이라고 토로했다.


■ '초국경'을 목표로 한 LCGC의 미래

LCGC의 본질은 초 국경성(Cross-border Supply)이다. 하지만 발행량, 정부 통제,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 등 면에서 규제를 받고 있어 당분간 주요 초국경 지불수단이 될 수 없다. 국제거래가 생성될 때 구매자·송금인 소재지의 화폐를 가상화폐로 전환, 다시 판매자·수취인 소재지의 화폐로 변환시킨다.

의료비 수납은 의료법 관계 등에 의해 KMP를 통해 대납하는 체제로 가고 있으며 의료관광 지원 특별법을 활용해 글로벌 회원권을 만들었다. 규제에 어긋나지 않으려다 보니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려웠다. 그러나 윤 대표는 그렇기 때문에 LCGC가 특화돼 있다고 말한다.

윤 대표는 LCGC가 국제적인 의료 서비스를 기반으로 초우량 의료기술을 필요로 하는 절대 다수의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경을 넘어 치료받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가상화폐는 환자 정보 보호 측면과 더불어 익명성을 담보하면서 초국경 공급 가능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한국 또는 세계적으로 LCGC 사용 범위가 넓어지고 점차 보편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는 한국 이외 지역의 해외 병원 및 상업 시설에서도 사용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아직 우리나라에는 해외 원격 진료가 불가한 만큼 전자지갑 상으로 의료 상담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글로벌 차원에서 준비하고 있다.

윤 대표는 마지막으로 "블록체인과 의료 서비스의 결합을 통해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를 만들고, 나아가 해외에서도 이 같은 서비스를 벤치마킹해 그 나라 국민들에게 의료 혜택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자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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