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된 형태의 포맷·코덱 제정 필요해"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VR·AR(가상현실·증강현실) 시장이 확대되면서 실감 있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오디오 기술 또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그러나 애플리케이션과 기기 간에 사용되는 플랫폼의 차이로 인한 호환성 제약, 국제 표준 미흡 등이 VR·AR 오디오 기술 발전의 과제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가 최근 발표한 '주간기술동향 1884호 VR·AR 오디오 기술 및 표준화 동향'에 따르면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 개막을 앞둔 현시점에서 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필요로 하는 VR·AR 시장의 확대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지만 관련 오디오 기술은 아직 국제 표준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가상공간에서의 능동적인 사용자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기기로 현재까지 가장 대표적인 형태는 HMD(Head-Mounted Display)를 탑재한 헤드셋 형태의 시스템이 있다. HMD 기반의 VR 헤드셋은 스테레오스코픽 디스플레이(Stereoscopic Display), 헤드폰·이어폰 기반 입체 음향, 사용자의 머리 방향·위치 추적 센서 및 입력 컨트롤러 등을 주요 기능으로 제공한다.

VR·AR 등 3차원 공간상에서 음원을 정확하게 인지하려면 수평면 상의 방향뿐 아니라 수직면 상의 방향(높이), 거리감·공간감이 등이 필요하다. 또 사용자가 가상공간에서도 현실 세계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360도 동영상을 감상할 때와 같이 사용자가 임의의 고정된 위치에서 머리 회전만 자유로운 상태를 '3DoF(Degree of Freedom)'라고 한다. 진정한 의미의 가상현실을 구현하려면 3차원의 x, y, z축으로의 공간 이동뿐만 아니라 머리 방향을 3축(Yaw·Pitch·Roll)에 대해서 움직일 수 있는 상태인 '6DoF'가 보장돼야 한다.

보고서는 게임 엔진과 같이 영상과 음향이 실시간 렌더링을 통해 제공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6DoF의 가상 환경을 생성하는 것이 수월하지만, 카메라나 마이크 등을 통해 취득된 실사 영상·음향을 기반으로 6DoF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적 과제가 많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VR·AR 오디오 분야는 국제 표준 개발도 미흡한 상태다. 멀티미디어 데이터의 국제 표준 개발을 담당하는 MPEG는 지난 2015년에 MPEG-H 3D 오디오 기술을 '실감 오디오(Immersive Audio)' 기술의 국제 표준으로 제정했다.

MPEG-H 3D 오디오 기술은 VR·AR에서 필요한 기본 포맷인 채널, 앰비소 닉스(HOA), 객체 오디오에 모두 대응 가능해 VR·AR 오디오로의 확장에 용이하다. 그러나 3DoF의 자유도까지만 재생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완전한 VR·AR 오디오 기술로 사용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를 안고 있었다.

MPEG는 비디오와 오디오 기술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MPEG-I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6DoF를 가능하게 하는 오디오 렌더러의 선정과 메타데이터 정의에 집중하고 있다. CfP(Call for Proposal) 발행을 위한 요구 사항이 올해 초 확정됐고 오는 2021년경까지 표준화를 완료하는 것이 목표다.

VR 관련 산업체를 중심으로 발족된 VRIF(Virtual Reality Industry Forum)는 VR·AR 서비스 의 상호 호환성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VRIF에서는 CES 2018에 맞춰 첫 번째 가이드라인 문서를 발행했다. 현재는 실시간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와 HDR(High Dynamic Range)을 지원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2.0 버전의 가이드라인 문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현주 ㈜가우디오랩 연구원은 "가상 세계와 현실의 경계를 없애기 위해서 소리 경험은 영상 경험과 함께 없어서는 안 되는 반드시 필요한 요소"라며 "VR·AR 오디오에서 필요한 통일된 형태의 포맷과 코덱은 아직 정의되지 않았으나 국제 표준 기술을 제정해 서로 다른 단말기 간의 호환성을 높이고 콘텐츠 제작·소비가 수월해지면 VR·AR 시장 확대에 견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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