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대 우리나라 은행들이 선진 외국은행과의 경쟁력 향상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로 발생하는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손쉬운 경영을 탈피, 다양한 생산성 제고에 힘써야 한다. 무한경쟁의 세계화 시대 우리 은행들의 생존을 넘어 글로벌 금융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이다.

은행들이 예대금리 차이에 따른 이자수익을 사상 최대로 거둬들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3분기까지 국내 은행의 누적 이자수익이 29조 9천억원으로, 관련 통계가 집적된 2008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지난해 분기별로 10조원 내외 이자수익을 거둔 셈이다. 지난 한 해 이자수익이 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자료에 따르면 잔액 기준 지난해 총대출 금리는 3.71%, 총수신 금리는 1.40%로, 예대금리 차이는 2.31%포인트를 기록됐다. 2013년 2.53%포인트를 기록한 이후 가장 큰 격차인 데서 보듯 은행의 과도한 예대마진이 '사상최대 이자수익'의 주인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금융당국이 시중은행 가산금리 조정에 적극적인 간섭 의지를 내비친 데다, 내년부터 가계대출 취급에 불이익을 주는 새 예대율 산정방식 적용을 시사한 만큼 은행의 이자수익 확대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은 상황이긴 하다.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대신, 손쉽게 예대마진을 늘려 이익을 챙기는 건 옳지 않다는 비판을 받기에 족하다. 사실 우리나라 은행의 생산성 제고는 절실하다. 우리나라 은행원들은 소득수준을 감안했을 때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은행원들보다 최고 두 배 가까이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의 수익성 등 국제 경쟁력은 금융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처지고 있음에도 과도한 소득을 향유하고 있는 셈이다.

언제까지 예대 마진에만 과도하게 의존해 은행 경영을 할 수 없다. 1천500여조원이라는 천문학적 가계부채를 짊어지고 있는 서민들을 상대로 '이자장사'에 매몰된 행태는 윤리경영에도 어긋난다. 마땅히 글로벌 사업, 글로벌자본시장(GIB), 자산관리(WM) 등 환경변화에 대응해 끊임없이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추진하고 파트너십 기반의 그룹형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하는 게 '블루 오션'인 것이다.

이번 기회에 IT(정보기술)강국이라는 장점을 활용한 핀테크(FinTech·금융과 기술의 합성어) 활성화에도 더욱 힘쓰길 바란다. 수십 년간 제자리걸음을 해온 우리 금융산업도 금융과 IT의 융·복합화로 새롭게 도약해야 할 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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