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욱신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언팩(공개)행사를 통해 삼성전자가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선보였다. 외신들은 "애플 아이폰이 처음 소개된 이후 10여년간 이어져 온 직사각형 형태의 스마트폰에서 벗어나 새로운 폼팩터(제품 외형)를 제시했다"며 폴더블폰 시대의 도래를 알렸다.

이에 질세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는 중국업체들 또한 폴더블폰을 속속 내놓을 예정이다. 오는 25일부터 28일까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IT·모바일 전시회 'MWC19' 기간 중에 화웨이는 5G(5세대 이동통신)를 지원하는 폴더블폰 '메이트X'를 소개하고 샤오미도 자체 폴더블폰 시제품을 내놓는다.

앞서 지난해 10월 중국 디스플레이 전문 스타트업 '로욜'이 폴더블폰을 선보인 바 있지만 이 제품은 디스플레이 품질이 떨어지고 접혔을 때 곡률 반경도 커서 사용자 경험(UX)이 스마트폰 시제품 수준에도 못 미친다는 혹평을 받았다. '최초' 타이틀을 위한 출시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국가적 자존심 회복에 나선 중국업체들이 얼마나 기술적으로 개선된 제품을 얼마나 빨리 시장에 내놓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에 반해 애플은 이르면 내년쯤 폴더블폰을 선보일 계획으로 내부적으로 기술적 완성도를 높인다는 입장이다. LG전자 또한 폴더블폰에 대한 기술적인 내부 검토는 상당히 진행됐지만 시장상황을 관망하며 출시시점을 고려한다는 계획이다. 대신 올해는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하나로 연결하는 듀얼 디스플레이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 고사양화로 인한 상향 평준화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늘어나면서 삼성·애플 등 전통의 프리미엄폰 강자들의 실적이 예전 같지 못하다. 중국업체들도 그동안은 세계 최대 시장인 자국 시장에서 닦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삼성·애플을 무섭게 대체했지만 역시 서서히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

이러한 때에 폴더블폰은 침체된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임에 틀림없다. 특히 디스플레이·카메라 부품 업체 등을 수직계열화하고 있는 삼성·LG 등 국내 업체들로서는 폴더블폰 시장이 열리면 세트(완성품)도 팔고 부품도 파는 이중의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우리처럼 '따라잡기'(Catch-Up) 전략을 구사한 중국업체에 따라잡힌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처럼 폴더블폰으로 새로운 혁신을 선도해 옛 스마트폰 전성시대의 영광을 재현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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