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로 무장, 세계에 진출하는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

▲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사 회장·은행장들과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배상익 기자
[일간투데이 배상익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2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지주사 회장·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열어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금융결제 시스템을 비롯한 금융인프라를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핀테크가 촉발한 디지털 환경변화는 우리가 금융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분기점(Great Divergence)이 될 것"이라며 "추격형’이 아닌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금융권이 먼저 과감하고 선제적인 변화를 이끌어 주기"를 제안했다.

현재 은행들은 공동 결제시스템을 구축해 폐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부 소형 핀테크 결제사업자에게만 부분적으로 개방하던 것을 모든 결제사업자와 은행 사이에도 금융결제망을 전면적으로 개방하는 것과 병행해 결제망 이용료도 기존의 1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춘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공정한 경쟁을 위해 글로벌 수준을 감안해 이용료를 낮추는 데 (은행들이) 대승적 합의를 이뤄줬다"며 간담회 참석자들에 사의를 표명했다.

또 "오픈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클라우드와 같은 개방적인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가 막힘 없이 흐르고, 이를 통해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혁신적인 기업에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 글로벌 유니콘(Unicorn·창업 10년 내 기업가치 10억달러), 데카콘(Decacorn·기업가치 100억달러) 기업이 나오기를 기대할 수는 없다"며 "기존 질서에 도전하는 핀테크 기업은 금융권의 파이를 나누는 대상이 아니라, 파이를 키워줄 우리 금융의 미래"라며 "핀테크 유니콘 기업을 금융그룹에서 키워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따라서 "정부도 혁신 기업에 대한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는 반드시 정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금융의 '신남방정책'은 핀테크를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그룹들을 핀테크로 무장, 세계에 진출하는 글로벌 핀테크 금융그룹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끌어달라"고 강조했다.

특히 "4월부터 시행되는 금융혁신지원특별법에 따른 금융규제 샌드박스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최대한 전향적이고 적극적으로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정부는 보다 근본적인 규제 완화와 규율체계 개편에 대해서도 고민하겠다. 낡은 규제들은 과감하게 정비해 혁신의 길목에 막힌 곳은 반드시 뚫어드리겠다"며 "금융회사가 핀테크 서비스와 결합해 디지털 금융플랫폼으로 변신하고, 글로벌 '빅테크'들과 경쟁할 수 있는 혁신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회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김태오 DGB금융지주회장, 김지완 BNK금융지주회장, 김한 JB금융지주회장, 은행연합회장, 금융결제원장이 참석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