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가격…화웨이, 화면 크기·두께 등 하드 스펙 우위 강조
LG, UX 집중…중국업체, '가성비'로 5G 시장 공략

▲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그란비아에서 열린 'MWC19' 삼성전자 부스에 '갤럭시 폴드'가 전시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 25일부터 28일(이하 현지시간)까지 열린 세계 최대 IT·모바일 전시회 'MWC19'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능형 연결성(Intelligent Connectivity)'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전시회에서는 삼성·LG전자, 화웨이, 샤오미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폴더블폰'과 5G(5세대 이동통신)폰 등 최신 스마트폰을 선보였다. 또한 지난해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3사는 5G 기술과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AI(인공지능)이 접목된 서비스들을 대거 소개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위축된 행보를 보인 중국계 기업들이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대조적이었다. 이에 MWC19를 결산해 본다. <편집자 주>.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스마트폰 기술의 전반적인 상향 평준화로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최근 몇 년 간 세계 시장을 이끌던 중국 시장이 포화상태를 맞으면서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지난해 성장의 정체를 맞았다. 특히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을 내세운 중국업체의 공세적인 시장 잠식으로 삼성전자와 애플 등 전통적인 프리미엄 업체들의 타격이 크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 20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언팩(공개)행사를 통해 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 시리즈를 공개함과 동시에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Fold)'를 선보이며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제품 외양) 경쟁의 불을 당겼다. 갤럭시 폴드는 디스플레이 화면이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In-Folding)' 방식으로 바깥으로 접히는 '아웃폴딩(Out-Folding)' 방식보다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곡률 반경이 더 작아야 하기 때문이다.

갤럭시 폴드는 펼쳤을 때 7.3인치 크기이고 접혔을 때는 4.6인치다. 가격은 오는 4월 미국 시장에 출시되는 4G모델은 1천980달러(약 222만원), 5G가 적용되는 국내 출고 제품은 이보다 다소 높은 230만~240만원선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밖의 구체적인 스펙은 향후 출시 일정에 맞춰 공개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전시회 중에 갤럭시S10 시리즈를 집중적으로 알린 반면 갤럭시 폴드는 전시하는 수준에 그쳐 아쉬움을 샀다.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로 삼성을 매섭게 뒤쫓고 있는 화웨이도 MWC19 개막 하루 전날인 24일 현지에서 폴더블폰 '메이트X'을 공개했다. 메이트X는 아웃폴딩 방식으로 접었을 때 한 쪽은 6.6인치, 반대쪽은 6.4인치이며 펼치면 8인치 크기가 된다. 화웨이측은 갤럭시 폴드를 의식해, 보다 더 큰 화면, 접었을 때 더 얇은 두께, 조금 더 많은 배터리 용량 등 하드웨어 스펙의 우위를 강조했다.

 

화웨이는 2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바르셀로나 몽주익에서 행사를 열고 자사 5G 폴더블폰인 '메이트X'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메이트X는 아웃폴딩 방식이어서 바깥쪽으로 접었다 펼쳤을 때 가운데 접히는 힌지(경첩) 부분이 더 많이 구불거리며 주름 접힌다. 또한 디스플레이가 외부로 노출돼 내구성에 문제가 있어서 전용 커버 케이스를 함께 선보였지만 이는 얇은 두께의 강점을 상쇄해버린다. 가격도 5G 모델로만 출시되는 점을 감안해도 2천299유로(약 293만원)에 이르러 같은 5G 버전 갤럭시 폴드와 비교해 5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점이 문제다.

반면 LG전자는 폴더블폰 수요가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다는 판단 하에 24일 진행된 언팩행사에서 올해는 '듀얼 스크린'을 지원하는 'V50 씽큐(ThinQ) 5G'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듀얼 스크린은 스마트폰 화면을 덮는 플립(Flip) 형태로 일반 스마트폰 커버처럼 끼우기만 하면 스마트폰과 연동된다. 원할 때만 붙였다 뗄 수 있다. 펼치면 6.2인치 듀얼 스크린 화면은 왼쪽에, 6.4인치 V50 씽큐 5G 화면은 오른쪽에 위치하게 된다.

 

LG전자 홍보 모델들이 'LG V50 씽큐'로 가상현실(VR) 콘텐츠를 즐기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다른 중국 업체들은 새로운 폼팩터보다는 전통적인 강점인 가성비를 파고 들었다. 이번 MWC에서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샤오미는 대신 5G 스마트폰 '미믹스3 5G'를 내놓았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5G 스마트폰 가격의 절반 수준인 599유로(한화 약 76만원)로 출시 예정이어서 올해 5G 도입 논의가 활발한 유럽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ZTE도 업계 관계자를 위한 별도 공간을 마련해 5G 관련 기술을 홍보하는 한편 5G용 스마트폰 '액손10 프로'를 공개하고 1분기 중국과 유럽에 출시하겠다고 공언했다. TCL은 폴더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를 부스에 전시했고 레노버는 모듈을 부착하면 4G폰에서 5G 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전시했다.

일본 소니는 5G를 지원하지 않는 대신 화면·음질·카메라 등 UX(사용자 경험)에 집중한 플래그십 모델 '엑스페리아(Xperia) 1'과 중급형 모델 '엑스페리아 10', '엑스페리아 10 플러스', 그리고 보급형 모델 '엑스페리아 L3'를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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