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공사현장은 '신기술 경연장'
신형장비 동원 '현장맞춤' 최적기술 파악
업계 자사 고유기술 특화로 시장선점 경쟁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4차산업혁명으로 일컫는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과 발달은 건설현장에서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건설사들은 첨단 사물인터넷(IoT) 아파트를 넘어 드론 및 센서를 이용하는 등 전문적이고 고도화된 첨단 기술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IoT와 ICT를 기반한 '대우 스마트건설(DSC)'이라는 자체 기술을 개발해 현장 안전과 공정, 품질을 통합 관리 중이다. GS건설은 3D 설계 기법인 BIM을 활용한 최적화된 통합 설계 시스템인 프리콘스트럭션(이하 프리콘) 설계를 구축해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건설사 고유의 신기술 선점 경쟁이 불붙고 있다. 현대건설은 광대역 레이저 스캐너 등 건설현장 규모와 특징에 걸맞는 기술을 선별적으로 운용 중이며 삼성물산은 현장업무 모바일 시스템인 '스마트 어플리케이션 위(이하 WE)'를 도입해 모바일 디지털 업무환경을 구축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4차산업혁명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트렌드에 맞춰 건설현장에 다양한 디지털 신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건설현장은 BIM은 물론 드론, 인공지능 등 각종 신기술의 경연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 스마트건설 디지털 가상현장 : GIS 지도정보 및 BIM 모델 기반 가상현장 시스템. 사진=대우건설


■ IoT와 ICT 활용한 현장 관리

대우건설은 지난 2015년부터 시공관리 자동화 기술인 DSC_CPS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지리정보시스템(GIS)기반의 GPS정보를 활용해 실시간 시공정보를 수집한다. 이를 스마트맵으로 분석하고 시뮬레이션해 활용 가능한 정보로 변환시킨다. 현장에서 각종 IoT 센서를 통해 수집된 정보를 작업자가 편리하게 조회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 등으로 구성돼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2016년 DSC_CPS 1.0 버전을 개발해 서해선철도 4공구와 위례우남역푸르지오 등 2개 건설현장에 시범 적용했으며 이듬해 DSC_CPS 2.0 버전을 선보였다. 2.0버전은 서울문산 고속도로4공구 현장에 최초로 적용됐으며 강진광주 고속도로1공구현장 등 현재 총 7개 현장에 적용됐다.

2.0 버전은 CCTV를 통한 영상관제는 물론, 디지털 가상 현장을 통해 공사현장 전체에 대한 원격 관제가 가능하다. 현장에서는 DSC 적용 모니터를 통해 GIS를 활용한 가상의 현장이 구현돼 있으며 여기에는 공정률 뿐만 아니라 공구 내 구간별로 장비, 인력의 투입 현황, 주요공사이슈 등 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대우건설은 정부 건설기술개발 정책에 발맞춰 향후 2025년까지 IoT 모니터링, 디지털 가상현장, 인공지능-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기반 시스템을 갖추고 전 현장 적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GS건설이 지난 2015년 프리콘 서비스로 시공한 인천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사진=GS건설


■ 최첨단 3D 설계 기법을 적용한 프리콘

GS건설은 지난 2015년 인천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신축공사를 프리콘 서비스로 수주했다.

프리콘 서비스는 발주자·설계자·시공자가 프로젝트 기획해 설계 단계에서 하나의 팀을 구성하고 3D 설계도 기법을 통해 시공의 불확실성이나 설계 변경 리스크를 사전에 제거하며 프로젝트 운영을 최적화한 방식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일반화된 발주 방식이지만, 국내에선 GS건설이 최초로 도입했다.


2017년에도 프리콘서비스로 대구은행 DGB 혁신센터 신축공사를 건설했으며 같은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프리콘 방식으로 발주한 시흥 은계 S-4BL공공주택 건설공사도 수주했다.

GS건설 관계자는 "민간부문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에서 프리콘 기술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며 "공공부문에 도입이 된다면 향후 대한민국 건설 산업에 큰 혁신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드론 라이다를 활용해 얻은 데이터 화면. 사진=현대건설


■ 현장서 누리는 레이저 스캐너·드론라이다

현대건설의 행정중심복합도시 금빛노을교 외곽순환도로 건설현장에서는 최첨단 시공기술을 실제 적용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현장 규모와 특징에 맞는 기술을 운용하기 위해 3년 전부터 신형 장비에 대한 자체 개발 기술을 현장에 투입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종합 실증 과정을 거치고 있다.

현장에서 종합 실증 중인 장비는 광대역 레이저 스캐너, 드론 사진측량 및 드론 라이다, MMS(모바일 맵핑 시스템), 자동 광파기, 경사계 DGPS, MG(머신 가이던스) 등이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실증 중인 기술들은 현재 중동 등의 해외 현장에서 부분적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적용된 사례는 없다.

광대역 레이저 스캐너는 이번 실증에서 기준이 되는 장비다. 강한 레이저를 이용해 빛을 대상체에 맞추고 돌아오는 거리를 측정한 후 컴퓨터에서 3차원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드론 라이다는 드론에 '레이저 스캐너' 장비를 달아 날려보낸 후 측량한다. 기존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부분까지도 측량할 수 있다.

현대건설은 우수한 기술이 나올 때마다 국내에서 최초로 구매하고 자체 개발한 기술을 현장에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가 WE를 이용해 도면을 확인하고 있다.


■ 이제 스마트기기로 도면 확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모바일 디지털 업무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지난 2014년부터 '스마트 애플리케이션 위(이하 WE)'를 도입했다.

WE를 도입한 이후 현장 내 도면은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태블릿 PC 안에 전체도면과 기술정보 등이 담겨 있어서다. 근무지 이동이나 결재에 소모되는 시간을 절약해 현장 안전과 품질 관리에 더욱 집중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WE는 최대 50개 현장(부서)이 동시 접속이 가능한 화상 대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 기능은 물리적 거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른 기기와 연동이 가능하다. 태블릿을 가지고 현장에 나간 직원, 기술지원 부서, 현장사무실 간 다자회의가 가능해진 것이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품질, 안전 서류의 모바일화를 적극 추진했다. 신규 개발한 위험작업 현황판 기능은 서류 업무에 소비하는 시간을 줄여 효율적인 현장관리를 가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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