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정우교 기자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우리는 오늘 조선이 독립한 나라이며 조선인이 이 나라의 주인임을 선언한다."

3·1운동 100주년 관련 기사·콘텐츠를 준비하면서 우리말로 쉽게 풀어 쓴 3·1독립선언서를 수차례 읽었다. 우리 민족이 이 땅의 주인임을 선포하며 시작된 이 선언서에는 굳건한 문체 속에 조선이 독립해야하는 이유가 명확히 담겨 있었다.

지난 1일 문재인 대통령의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에는 독립선언서의 내용이 곳곳에 녹아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일본의 과거사 책임 및 향후 한·일 관계를 강조하면서 "과감하게 오랜 잘못을 바로잡고 진정한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사이좋은 새 세상을 여는 것"이라는 독립선언서 구절을 인용했다. 한·일관계의 평화 해법을 제시했지만 이후 일본 내에서 '3·1운동 사상자 언급'이 불편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을 보니 그들의 역사 의식은 아직 멀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방법은 3·1 독립선언서와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우선 독립선언서에는 "우리가 지금 해야할 일은 '우리 자신을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적혀 있다. 100년 후 문 대통령은 "친일은 반성해야하고 독립운동을 예우 받아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친일잔재 청산과 독립운동가 예우 격상이 '우리 자신을 바로 세우는 밑거름'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념식 중 유관순 열사에게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추서하는 순간에는 여러 생각이 들었다. 독립운동을 이끈 인물이 뒤늦게나마 제대로 된 예우 받는 것에 대한 안도감과 그렇지 못한 독립유공자들이 아직도 많을 것이라는 안타까움 때문이다.

독립유공자뿐만 아니라 6·25 참전용사, 민주화운동 유공자들도 마찬가지다. 또한 강제징용·징병 피해자들도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돌아봐야할 증인들이다.

기자의 조부는 생전에 강제징용·강제징병 피해자였고, 외조부는 생전에 6·25전쟁에 참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피해와 공적은 아직도 인정되지 않았다. 과정이 어렵고 증거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중요한 사실은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나라를 위해 삶을 바친 사람들은 제대로 예우받아야 한다. 누군가는 기억하고 예우해야되지 않을까.

우리가 지금 해야할 일은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보는 것이다. 앞으로 '친일청산 및 독립유공자 예우' 대책이 마련되고 '역사 바로보기'관련 제도도 함께 정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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