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기술력·현지 발주처 신뢰 잇는 상징적인 현장
신공법 '론칭 갠트리' 적용으로 공기단축·공사비 절감

▲ 브루나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교량인 '템부롱대교' 전경. 사진=대림산업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시찰한 브루나이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교량인 '템부롱 대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기술력과 브루나이의 신뢰를 상징하는 건설현장을 방문해 현지 직원들을 격려했다.

대림산업은 지난 2015년 이 교량 사업을 수주했다. 브루나이 역사상 가장 큰 교량 사업으로 총 사업비만 2조 규모에 달한다.

현재 동서로 분리된 템부롱 지역에서 무아라 지역으로 가려면 차로 3∼4시간, 해상으로 1∼2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템부롱대교가 완공되면 차로 20여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총 길이는 30㎞에 이르며 4개의 구간으로 나눠 발주됐다. 이 중 대림산업이 템부롱대교의 핵심인 해상교량과 사장교 구간을 수주해 공사를 진행 중이다. 총 수주금액은 약 7천500억원으로 올해 하반기에 준공 예정이다.

 

템부롱대교에 특수기중기를 사용해 상판을 들어올려 교각 위에 거치하는 론칭 갠트리 공법이 적용됐다. 기존보다 4배 이상 능률이 높아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사진=대림산업


이 사업은 가격보다는 기술력, 국내 건설회사에 대한 브루나이의 신뢰를 바탕으로 수주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입찰 당시 중국업체가 1∼3위를 차지했고 가장 높은 공사비를 써낸 대림산업은 4위였다. 하지만 대림산업은 발주처가 강조한 공기단축에 대해 특수공법과 차별화된 설계라는 대안을 제시하며 최종 수주에 성공했다.

대림산업은 이 건설현장에 론칭 갠트리(launching gantry)공법을 적용했다. 기존 장비로 800t짜리 상판을 하나씩 올리는 수준이었다면, 대림의 장비는 최대 1700t까지 한꺼번에 2개씩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상판 2개를 한 번에 들어 교각 위에 올리는 방식은 처음으로 시도하는 공법이었다.

발주처가 요구한 공사기한을 맞추기 위한 고민이 만들어낸 결과다. 이로써 기존 장비보다 4배 이상 능률이 높아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으며 공사금액 또한 대폭 절감할 수 있었다는 게 대림산업 측 설명이다.

 

대림산업이 시공한 브루나이 최초의 사장교인 '리파스대교' 전경. 사진=대림산업


대림산업이 브루나이에서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행하는 배경에는 '리파스대교'가 있다. 현재 브루나이의 랜드마크로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이 다리를 대림산업이 지난 2017년 완공해 브루나이로부터 신뢰를 받은 것이다.

리파스대교는 브루나이 최초의 사장교다.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시를 가로지르는 우리나라의 한강과 같은 브루나이 강 위에 놓인 교량이다.

대림산업은 이슬람문화를 설계에 과감히 반영해 발주처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주탑 높이가 157m로 고층빌딩이 없는 브루나이에서는 가장 높은 구조물이다. 브루나이 국왕의 생일인 7월 15일의 영어식 표기인 '157'을 상징하도록 설계한 것이 특징이다.

또 주탑을 이슬람 사원을 상징하는 돔 모양으로 디자인하고 1층에는 이슬람 기도실을 만드는 등 현지화에 최적화된 설계로 수주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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