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지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3월이 되니 화장품 업계와 식품 업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봄 시즌 한정판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봄 한정판들은 여러 가지 제품을 하나로 묶어 판매하거나 기존 상품 패키지를 꽃무늬 등으로 화려하게 꾸며 출시된다. 특정 기간에만 살 수 있다는 점과 세트로 묶어 가격을 더 저렴하게 책정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그러나 기자는 최근 구입한 화장품 세트에서 제품 대비 지나치게 많이 발생한 쓰레기 때문에 당황한 기억이 있다. 보통 화장품 세트는 상하로 분리된 박스와 플라스틱이 전부인데 이번 한정판에서는 그 박스를 감싸는 또 하나의 종이 케이스가 있었다. 화장품을 감싸는 내부 플라스틱은 박스와 본드로 붙여져 있어 떼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1회용 샘플도 두 장 당 하나의 비닐에 포장돼 있었다.

결국 본품은 리필이 포함된 쿠션 팩트 한 개, 메이크업 베이스 한 개다. 담아왔던 종이봉투까지 생각하면 제품 대비 너무 많은 쓰레기가 배출됐다. 카페 업계가 문재인 정부의 환경 정책 규제에 맞춰 일회용품 근절을 위해 유리잔을 사용하고 있는 것과 매우 상반된 모습이다.

그렇다고 카페 업계를 비롯한 유통업계가 과대포장을 일절 하지 않고 있느냐. 아니다.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각 지자체에서 선물세트 대한 과대포장에 대한 단속을 벌였음에도 명절 선물 포장 낭비는 여전했다. 심지어 청와대가 설을 맞아 유공자와 사회적 배려층 등 국민 1만명에게 보낸 명절선물에까지 과대포장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특히 밸런타인데이에는 어김이 없었다. 선물의 의미보다는 과시를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어 내용물 대비 커다란 바구니와 비닐 포장, 리본 등 선물의 크기만을 키우는 상술이 난무한다. 실제 제품을 구매해보면 유통기한이 임박한 초콜릿이 소량 담겨 있거나, 내부 마감 상태는 엉망인 경우가 있다. 그에 비해 제품의 가격은 별도 구매하는 초콜릿 대비 훨씬 높게 책정돼 매년 소비자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곧 3월 14일 화이트데이가 다가온다. 이미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에는 화이트데이 특수를 노린 다양한 상품이 매대 위에 진열돼 있다. 화이트데이에 받기 싫은 선물 1위(52%)로 '사탕'을 선정됐다는 한 설문조사 결과가 무색하다. 정부가 환경 정책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이에 힘입어 친환경이 대세로 자리 잡은 만큼, 불필요한 종이와 플라스틱을 뺀 '착한 포장'이 유통업계 전반에 확대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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