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시사날 위통 생길 만큼 힘들었다
"2015년 단원고를 찾아갔을 때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언론에 의해 세월호 사고가 다른 방향으로 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료를 수집하면서 똑바로 세월호 사건을 전하고 싶었다."
이정범 감독은 '악질경찰'을 만들며 세월호 사건의 원인이 아닌 아이들이 받았을 고통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중요한 것은 영화가 끝나고 관객의 가슴속에 무엇이 남느냐"라며 "영화가 그저 상업영화로 끝나면 최악"이라고 강하게 어필했다.
"가장 두렵고 떨렸던 시사회였다. 유가족들의 얼굴 돌아볼 수가 없었다. 너무 신경 쓴 나머지 위통이 와서 화장실 갔다가 몰래 나왔다. 한 유가족께서 문자를 하셨길래 저 때문에 잊고 싶은 기억 다시 떠올리게 해 죄송하다고 청불(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라서 보기에 불편하셨을 것 같다고 답장 보냈더니 본인들이 겪은 일은 더 폭력적이고 불편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는 또 "한 분의 의견이 전체의 뜻이 될 수는 없지만 세월호 사고가 잊히는 게 가장 두렵다고 하셨던 유가족분의 말을 통해 영화가 곡해되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정범 감독은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많은 고민과 큰 각오가 있었다며 영화 개봉 이후 이런 얘기들이 다시 한 번 공론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정범 감독의 연출과 이선균, 박해준, 전소니 배우의 연기로 제작된 영화 '악질경찰'은 오는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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