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시사날 위통 생길 만큼 힘들었다

▲ 악질경찰 이정범 감독. 사진=워너브라더스코리아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영화 '악질경찰'이 개봉을 앞두고 13일 용산 CGV에서 언론배급 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영화 '아저씨'를 제작한 이정범 감독이 이번 영화의 연출을 맡았다.

이선균과 이정범 감독의 만남으로 상업 액션 장르의 작품을 예상했지만 영화 중반 세월호 사건이 등장하며 극의 분위기가 전환됐다. 시사회가 끝난 뒤 이정범 감독은 쏟아지는 기자들의 질문에 영화 제작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2015년 단원고를 찾아갔을 때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언론에 의해 세월호 사고가 다른 방향으로 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료를 수집하면서 똑바로 세월호 사건을 전하고 싶었다."

이정범 감독은 '악질경찰'을 만들며 세월호 사건의 원인이 아닌 아이들이 받았을 고통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그는 "중요한 것은 영화가 끝나고 관객의 가슴속에 무엇이 남느냐"라며 "영화가 그저 상업영화로 끝나면 최악"이라고 강하게 어필했다.

이정범 감독은 언론 배급 시사회에 앞서 세월호 유가족들의 시사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가장 두렵고 떨렸던 시사회였다. 유가족들의 얼굴 돌아볼 수가 없었다. 너무 신경 쓴 나머지 위통이 와서 화장실 갔다가 몰래 나왔다. 한 유가족께서 문자를 하셨길래 저 때문에 잊고 싶은 기억 다시 떠올리게 해 죄송하다고 청불(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라서 보기에 불편하셨을 것 같다고 답장 보냈더니 본인들이 겪은 일은 더 폭력적이고 불편했다고 말씀하셨다."

그는 또 "한 분의 의견이 전체의 뜻이 될 수는 없지만 세월호 사고가 잊히는 게 가장 두렵다고 하셨던 유가족분의 말을 통해 영화가 곡해되지만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정범 감독은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많은 고민과 큰 각오가 있었다며 영화 개봉 이후 이런 얘기들이 다시 한 번 공론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정범 감독의 연출과 이선균, 박해준, 전소니 배우의 연기로 제작된 영화 '악질경찰'은 오는 2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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