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정우교 기자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지난 12일 기자가 참석한 한 게임 기자간담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취재진들이 몰렸다. 국내 게임사와 중국 게임사의 합작 개발 서비스 협약이 이뤄지는 자리였다. 인트로 영상과 함께 양사 대표들의 기념사가 이어졌다.

두 대표는 서로에 대한 인연을 강조했다. 국내 게임사의 우수한 기획‧개발력과 중국의 퍼블리싱이 만난다면 성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국내 게임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과정의 한 순간을 목격한 느낌이었다.

분명 위의 사례처럼 중국과의 합작‧교류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마냥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는 없다.

지난 1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를 살펴보면 2017년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13조1천423억원으로 2016년 대비 20.6% 증가했다. 분명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40조나 되는 중국 게임시장에 대한 대비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IT기기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었다. 중국은 그동안 '짝퉁'이라는 비아냥을 들어왔다. 그러나 그들은 최근 CES나 MWC에서 자신들의 제품을 직접 선보이는 나라가 됐다. 그들의 제품에 손가락질 하는 동안 우리는 무슨 생각을 했나. 비난과 공격에 힘을 낭비해 범국가적인 방어와 자가 발전을 소홀히 하지 않았나 생각해야한다.

4차산업혁명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지난 2017년 4차산업혁명을 국가 성장 패러다임의 새로운 기회로 활용한다고 밝혔지만 당시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은 이미 '현재진행형'이었다. 우리는 선구적인 위치가 아닌 그들을 쫓기만 하는 '추격자'가 돼버렸다.

길지 않은 2시간이었지만 행사장을 가득 메운 취재진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게임을 이야기하는 자리였으나 IT, 4차산업혁명에 대한 기존 사례가 떠올라 생각은 무거워졌고 걱정은 많아졌다.

대한민국은 몇 년 전부터 중국에서 넘어온 미세먼지에 속수무책 당하기만 했다. 외교나 첨단기술 도입 등 방법은 많았지만 구체적인 실행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소비했다. IT, 4차산업혁명도 마찬가지다. 고부가가치 산업 중 하나인 게임은 그렇게 되지 않기 바란다.

아름다운 문장으로 꾸민 기획은 이뤄질 수 없는 소설일 뿐이다. 중국 콘텐츠의 폭발력을 확인한 이상, 지금은 적절한 교류와 내부성장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정부 지원책을 만들어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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