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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연의 법고창신] 방종에 이른 性
  • 황종택 주필
  • 승인 2019.03.17 14:18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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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性) 윤리' 확립이 절실하다. 중국 춘추전국시대 제(齊)나라 선왕이 맹자에게 두 가지 고민을 털어 놓았다. 제 선왕 자신이 재물과 여색을 좋아한다는 '고백'이었다. 먼저 재물에 대한 맹자의 조언은 이렇다. "임금께서 재물을 좋아하시는 것이 백성들과 함께 한다면 무슨 문제가 되겠습니까(王如好貨 與百姓同之 於王何有)?"

백성에게 이로움을 주기 위해 군주가 재물에 밝은 것은 잘못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 다른 고민거리인 호색(好色)에 관해 맹자는 이렇게 비유적으로 도움말을 주었다. "옛날 주나라 건국시조 문왕의 조부인 태왕(太王)은 여색을 좋아해 그의 부인인 태강(太姜)을 무척 사랑했습니다. '시경'에 이르길 '태왕은 난리를 피해 서쪽 물가를 따라 동쪽으로 말을 타고 달려가서 기산 밑에 이르러 부인 강녀와 살 집을 살펴보았다'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태왕이 부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백성들을 감화시켜 모두 배우자를 얻었습니다."

■'버닝썬 게이트' '별장 성접대' 파장

맹자의 말은 이어진다. "임금께서 여색을 좋아하신다 해도 태왕처럼 백성들과 함께 하신다면 훌륭한 임금이 되는데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王如好色 與百姓同之 於王何有)?"

이성(異性)을 좋아하되 선남선녀, 일부일처의 부부끼리 서로 사랑하라는 가르침이다. 그러나 우리 현실은 아니다. 성윤리 붕괴와 한국사회 부패 커넥션의 밑둥이 드러나고 있다. 각계각층에서 성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른바 '버닝썬 게이트'와 김학의 전 법무차관 등이 등장하는 '별장 성접대 환각파티 의혹'은 단적 사례이다. 성폭력, 불법 성매매, 불법 촬영물 생산과 유포, 약물 강간, 공권력과의 유착, 검경 수사권 조정 영향 등 일파만파다.

여성에 대한 폭력이 난무하는 무법천지다. 정준영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또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모의·기획되고 범죄 현장을 공유하는 공간이었다. 드러난 피해자만 10여명에 이를 정도로 정준영을 비롯한 대화방의 인물들은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실행하고 공유하는 범죄집단이었고, 그들은 스스로 범죄행위임을 인지하면서도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

이 범죄 공간에 경찰이 유착돼 있었다는 것은 명백한 범죄를 '유흥거리'로 치부하며 여성들을 성적 대상화하고 착취하며 폭력을 서슴치 않는 강고한 남성카르텔에 공권력 또한 일부분이라는 것을 뒷받침한다. 특히 여성 연예인 혹은 연예인 지망생을 '성상납'에 이용하는 등 여성연예인을 착취하는 일부 연예산업과 공권력의 유착 의혹은 우리 사회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2009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여성연예인 인권침해 실태조사'에서도 이 같은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한 성문화

성은 성스러워야 한다. 삶의 원천이며 인간 존재성의 근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누군가에 의해 변질돼 원하지 않는 쪽으로 흐를 경우 나쁜 짓이 되고 범죄가 된다. 성에 관한 문제들은 모두 원하지도 필요치도 않은 상태에서 남자든 여자든 힘의 우위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욕정을 채우기 위해 저지른 반인륜적 범죄 행위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너무 성윤리의식에 대해 방관하고 있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과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음란물이 유포되고, 세계화를 가장한 동서양 강대국들의 문화에 편승해 퇴폐적 성문화가 들어옴으로써 우리 사회의 성윤리 또한 혼돈, 즉 카오스 상태에 있는 것이다.

예컨대 일본과 구미 각국에서 들어오는 성윤리의식은 프리섹스 같은 어떠한 제한적인 제재가 없다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 여간 큰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게 아니다. 심각한 건 성윤리의식이 자유라는 범주에서 벗어나, 절제와 책임이 실종된 방종으로 치닫고 있어 사회문제를 확대재생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타까운 건 무차별적 음란물 유포에 우리 미래를 걸머질 자라나는 세대들의 윤리의식까지 잘못된 성지식에 물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젠 성관계라는 것이 '사랑'으로서가 아니라 '돈'을 추구하기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현실이다.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우리 사회 성폭행 민낯을 보여주고 있는 세태를 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지도층과 유명인부터 성적 미망(迷妄)을 끊겠다는 실천의지가 중요하다. '법구경'은 이렇게 설하고 있지 않은가. "음욕과 분노, 어리석음을 떨쳐버리면 생사의 문제가 모두 풀린다(釋淫怒痴 生死自解)."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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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 주필 resembletree@dtoday.co.kr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전문위원, 전 세계일보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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