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욱신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지난 15일 LG유플러스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CJ헬로 지분 인수를 위한 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는 기업결합 심사 신청서를 냈다. 지난달 14일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0%+1주를 8천억원에 매입키로 발표한 지 한 달만이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에 성공한다면 유료방송 순위는 현재 4위에서 단숨에 2위로 올라선다. 지난해 6월 기준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수(365만)와 CJ헬로 케이블TV 가입자수(416만)는 합산해 780만명이고 시장점유율은 24.4%를 기록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LG유플러스는 그동안 경쟁 회사인 KT나 SK텔레콤에 뒤쳐져 있던 미디어 산업의 비중을 늘려 올해부터 본격화할 5G(5세대 이동통신)시대를 대비한다는 포석이다. 이날 서울 용산사옥에서 진행된 정기주주총회에서 하현회 LG유플러스 CEO(부회장)은 "CJ헬로 인수를 통해 확대된 고객기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업그레이드된 미디어 경쟁력으로 5G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고 사업포부를 밝혔다.

규제당국의 신호도 긍정적이다. 김상조 공정위 위원장은 연초 언론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CJ헬로 기업결합 승인 심사 요청이 다시 들어온다면 전향적인 자세로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유료방송 시장획정 기준에 전국 단위를 병행키로 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16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현 CJ헬로) M&A(인수·합병) 심사에서 지역 기준 시장획정을 근거로 양사가 합병할 경우 23개 방송 구역 중 21개에서 시장지배력이 전이된다며 불허했다. 하지만 전국 단위 기준으로 하면 양사가 합병하더라도 KT·KT스카이라이프에 이어 2위가 되기 때문에 심사를 통과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언론시민단체와 노동단체는 지난 12일 국회 토론회를 통해 "산업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지역 이용자의 권익, 노동자의 고용안정, 지역 방송 공공성 등의 부문도 엄격히 심사할 것"을 촉구했다.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인수 추진을 밝혔고 KT도 딜라이브 인수를 모색하며 유료방송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이 때 업계는 규제당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규제당국은 이 점을 유의해 '답정너(답은 정해놨으니 너는 시키는 대로만 해)식의 선험적인 결론을 내리지 말고 다시 한 번 다양한 측면에서 인수의 비용·편익을 꼼꼼히 살피고 부작용을 예방할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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