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최저가 경쟁보다 낮은 수익률 개선 당부
특히 우리 해외수주물량의 70%이상을 차지하는 중동국가들이 대형 프로젝트를 최저가 방식으로 연이어 발주하며 경쟁을 부추기고 있어 당분간 최저가 수주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얀부 신규 정유공장 10개 프로젝트 중 3개 프로젝트의 응찰업체 마감 결과 삼성엔지니어링(치요다 컨소시엄)과 현대건설이 2개 프로젝트에서 최저가로 응찰했다.
얀부 신규 정유공장 건설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만 66억달러에 달하는 초대형 사업으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정유회사인 아람코와 코노코필립스가 정유 공장을 짓게 되며 국내에서는 8개 건설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코커 유닛(Coker Unit) 프로젝트에 참여해 12억달러의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20억달러 선으로 추정되는 예상금액의 반값을 조금 넘는 수준이고 크루드 블록(Crude Block) 프로젝트에 10억달러의 가격을 적어낸 현대건설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이처럼 국내 업체들끼리 경쟁을 벌이는 것에 대해 업계 내에서는 ‘제 살 깍아먹기’아니냐는 우려가 적지 않다.
더군다나 이런 수주전을 벌이는 국내 건설사들의 사정을 이용해 해외 발주처들이 국내외 업체를 마구잡이로 모아 최저가 경쟁을 부추긴 후 단가를 낮추는 악순환을 되풀이 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A 건설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해외수주목표를 크게 높여 잡아 부담을 안고 수주전을 펼칠 수 밖에 없다”며 “연초부터 최저가 경쟁이 치열하면 하반기로 갈 수록 더더욱 심해질 텐데 결국 이런 식의 경쟁은 건설사들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건설협회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들은 시공 등에서는 강한 반면 엔지니어링과 구매·조달 분야에 약점이 있고 있고 무리한 저가수주로 수익성이 떨어지는 공사가 적지 않다"며 “빠른 시간에는 안되겠지만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성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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