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개봉 후 관객의 해석 기대돼"

▲ 영화 우상 이수진 감독. 사진=CGV아트하우스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우상이란 제목에 선입견 없이 봤으면 좋겠다. 그냥 장르 영화로 보다가 마지막 타이틀 뜰 때쯤 우상이 뭔지 생각해 달라. 장르 영화로 봐도 스릴감은 충분하다."

영화 '우상'의 이수진 감독은 관객들이 '우상'이라는 타이틀이 불러오는 선입견을 배제하고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며 관람 후 관객들이 보여줄 각양각색 재밌는 해석과 반응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지난 12일 영화 '우상' 이수진 감독과 삼청동 커피숍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가졌다. '우상'의 언론 시사회 이후 영화가 어렵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왔고 이수진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오해와 선입견에 대해 속 시원하게 털어놨다.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주연의 영화 '우상'은 대중의 신뢰를 받는 구의원 한명회(한석규 분)의 아들이 교통사고로 유중식(설경구 분)의 장애인 아들을 죽이며 사건이 시작된다. 이후 명회와 중식은 사고의 핵심을 쥔 인물 최련화(천우희 분)을 찾아 자신들의 욕망을 이루려는 내용을 담았다.

우상은 현실성을 최대한 부여하려는 감독의 욕심에 극중 관객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불친절한 영화'란 평가가 있었다. 이수진 감독은 이에 대해 "낯선 영화일 뿐 불친절한 영화는 아니다"라고 답했다.

"우상 영화가 어렵다, 불친절하다고 포장되면 안 된다. 선입견 없이 영화를 보면 생각보다 낯설지 않게 볼 수 있다. 우상은 배역에 이입해서 따라가는 영화가 아닌 제3자의 눈으로 봐야 하는 영화다."

'우상'에 출연한 배우들은 입을 모아 이번 작품은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수진 감독은 이에 "촬영 당시 추워서 그런가?"라고 민망한 듯 농담을 던졌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면 배우들은 해보고 싶은 욕심과 부담감 동시에 느낄 것이다. 극의 감정선이 쉴 수 있는 부분 없었고 촬영하는 내내 나름 그 감정들 유지해야 해 힘든 부분 있었을 것 같다."

그는 이어 "한석규, 설경구 배우는 오래된 경력 있으신 분들인데 현장이 어렵게 느껴졌다는 건 감독으로서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며 "설경구 선배는 저더러 집요한 감독이라고 하시지만 세 배우 모두 어마어마하게 열심히 촬영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한석규 배우가 인터뷰에서 이수진 감독의 다음 작품도 기회가 된다면 함께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에 대해 이수진 감독에게 질문했다.

"너무 영광스럽다. 배우가 공식적으로 그런 약속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후배 감독을 지지해주려고 아니면 힘내서 영화 잘 마무리하라는 의미로 말해주신 것 같다."

 

영화 우상 이수진 감독. 사진=CGV아트하우스


한공주에 이어 이수진 감독은 천우희와 두 번째로 합을 맞췄다. 이수진 감독은 천우희를 배우들 중 가장 많이 알고 있으며 기성 배우들 중 캐스팅 1순위인 배우라고 칭했다. 한석규, 천우희 배우는 이수진 감독이 련화 역을 천우희가 아닌 다른 배우를 쓰고 싶어 해 가장 늦게 캐스팅됐다고 말한 바 있다. 이수진 감독은 두 배우가 가진 오해에 대해 설명했다.

"련화 역에 천우희 배우를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쓴 것은 아니었다. 사실 련화 캐릭터가 극중 모두가 찾으려는 인물이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신인배우가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천우희는 전면에 나서서 영화를 홍보해야 하지만 련화를 연기하는 배우는 숨기고 싶었다."

그는 숨기고 싶은 배역이었음에도 천우희를 련화 역에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도 설명을 덧붙였다.

"생소한 배우를 찾으려고 하긴 했지만 결국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누굴까? 생각해보니 천우희밖에 없었다. 우희가 아니었으면 련화를 감당하지 못했을 것이다. 천우희 배우도 잘하고 싶은 욕심에 두려워하고 걱정도 했지만 그랬기에 좋은 결과물 나왔다고 생각한다."

이수진 감독은 끝으로 '우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로 설경구 배우가 맡았던 유중식을 꼽았다.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중식이었다. 처음 감독으로 단편 영화 만들 때 나중에 장편 영화 만들게 되면 억울한 죽음을 당한 아들과 아버지의 이야기 담고 싶었다. 일반 소시민인 중식이 어떻게 반응할까 오래 고민했다."

'우상'의 시작이 중식 캐릭터였다는 말과 함께 이수진 감독은 "중식은 유일하게 영화에서 깨달음을 얻는 인물이다"라며 "중식 캐릭터는 감독이 만들었지만 영화가 개봉됐을 때 해석은 관객의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극중 중식 캐릭터는 독특한 결말을 맺는 인물이다. 이수진 감독은 중식이 그런 선택을 한 것에 대해 관객들의 다양한 해석이 기대된다고 개봉에 대한 설렘을 표현했다.

한편 이수진 감독의 시나리오와 연출로 완성된 영화 '우상'은 20일 오늘 전국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개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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