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통해 공지…"내년 불편 없도록 최선"
액면분할 후 신입 주주, 기존 회의 진행방식 의문 다수 제기

▲ 2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총회장 입장을 위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액면분할 이후 처음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소의 협소함으로 입장 지연의 불편을 겪은 주주들에게 공식 사과했다.

삼성전자는 20일 자사 홈페이지에 '주주님들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 아래 "오늘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50기 정기 주주총회 장소가 협소해 입장이 지연되는 등 주주님들께 큰 불편을 끼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머리를 숙였다.

이어 "늘어난 주주님 수를 감안해 주주총회장 좌석을 두 배로 늘렸으나 주주님들의 관심에 비하면 많이 부족했다"며 "내년 주주총회에서는 장소와 운영방식 등 모든 면에서 보다 철저히 준비해 주주님들께 불편을 끼치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50대 1 액면분할 이후 처음으로 열린 이날 주총에서 삼성전자는 소액주주들이 대거 몰릴 것에 대비해 주총장인 서초 사옥 다목적홀 좌석을 지난해(400여개)보다 2배 이상 늘리는 한편 쌍방향 중계시스템을 구축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을 훨씬 넘는 1천여명의 소액주주들이 운집하면서 여기저기서 원성과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장시간에 걸친 주주확인 후 뒤늦게 입장한 한 주주는 "8시 30분에 (회사에) 왔는데 이제야(행사 시작 9시 넘은 9시 반경) 입장했다"며 "밖에는 미세먼지가 날리는데 연로한 주주들이 한 시간 넘게 서 있어도 (안내) 방송이 없다. 액면분할 돼서 주주들이 몰릴 것이라고 신문방송에서 다 말했는데 삼성전자는 전혀 준비가 안 됐다"고 삼성측의 준비 부족을 질타했다.

이날 삼성 서초사옥 앞의 긴 주주 대기 행렬은 행사 시작 1시간 지난 10시가 넘어서야 사라졌다. 일부 주주들은 "10시 40분 넘어서야 회의장에 들어왔다"며 "앞에 발표한 내용은 보지 못했는데 영상을 꼭 구해서 보겠다"고 회사측에 자료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새로 들어온 소액주주들은 주요 안건에 대해 회사측이 좀 더 성의있는 설명을 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일부 주주들은 그동안 관례적으로 진행된 박수에 의한 동의보다 표결을 할 것을 요구해 회사측 법률자문인이 나와 합법적인 주총의결 방식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음을 해명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이사진의 면면이 생소하고 회사측 설명 자료도 부족하다며 직접 주주 앞에 나와서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펼쳤다. 이에 기존 주주들이 원활한 의사진행을 위해 회의를 속행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이날 주총 의장을 맡은 김기남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장(부회장)은 "불편을 끼친 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내년엔 좀 더 넓은 시설에 모시겠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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