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국가의 경제는 제조업 성과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제조업은 국가경쟁력의 기반이다. 소홀히 할 수 없는 중요 산업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제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한다. 한국 경제의 성패는 제조업 가동률과 생산성에 달려 있다고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둡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1998년(66.8%)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제조업 가동률은 생산능력 대비 생산량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제조업 생산능력 대비 생산량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피부에 닿는 현실적 위기다. 당장 재고가 쌓이고 있고, 생산 능력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제조업 국내 공급이 줄어든 것은 산업부진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산업 구조조정으로 생산능력이 줄었음에도 생산이 훨씬 더 부족해 가동률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이 좀처럼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뒷받침이다.

제조업이 근본적 위기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의 성장과 함께 주춤했던 미국과 일본, 유럽의 제조업체들이 다시 부활하면서 '샌드위치' 신세에 처했다. 선진국에 못지않은 인건비 부담을 안고 있으면서도 기술 수준은 아직 격차를 보이고 있는 데서 주요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제조업 회생에 정부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 마침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들어 생산 소비 및 투자 증가, 벤처투자와 신설 기업수 증가, 2월 취업자 수의 전년 동월 대비 26만 3천명 증가 등 경제 지표들이 나아지고 있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며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겠다고 국무회의 석상에서 밝혀 주목된다.

정부가 그간 여러 차례 제조업대책을 마련했고 스마트 공장과 규제샌드박스를 비롯한 다양한 정책수단을 동원해 제조업 혁신을 지원하고 있지만 현장 체감도는 낮다고 분석한 것이다. 제조업 도약의 발판을 강화해야겠다. 제조업이 튼튼해야 산업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것은 선진국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생명공학(BT) 등 4차 산업 혁명시대 유망업종도 그 하드웨어는 제조업에 기반하고 있다. 미래 먹을거리인 4차 산업혁명에 강한 선진국은 제조업과의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음을 보아야겠다.

제조업 육성을 통해 우리 경제 최대 현안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토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산업경쟁력 강화가 요청된다. 이는 사람에 대한 투자 확대, 미래지향적 노사관계 구축, 핵심기술에 대한 선택과 집중 거버넌스, 플랫폼 정부 구축, 신속하고 적극적인 규제개혁, 기업하려는 분위기 조성 등이 충족돼야 할 것이다.

사실 그동안 주효했던 우리의 양적 성장전략은 한계를 드러냈다. 한국 경제가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하향세를 보이고 있기에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이나 중국의 산업고도화 전략을 말하는 '제조 2025' 같은 산업발전 전략을 만들고 함께 협업해 나가야 한다. 싱가포르의 '산업변혁지도' 또한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대목이다. 획기적인 전략 변화를 통해 '제조 코리아'의 위상을 되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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