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수출전선에 이상이 생겼다. 수출 주도형 성장 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5%를 수출에 의존한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런데 '수출 대한민국호'에 먹구름이 진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280억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9% 줄었다.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심각성은 더 커진다. 우리 수출의 주력상품인 반도체·석유화학제품이 줄고, 우리나라 수출 대상국 가운데 가장 큰 비율인 26.8%를 차지하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감소한 것이다.

사실 이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우리 수출 비중의 20여%를 상회하는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품목이 줄줄이 휘청이면서 수출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19년 2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2월 수출액은 395억 6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1.1% 감소했다. 석 달 연속 감소세다. 주력인 D램 가격은 1년 만에 36.8% 떨어졌고, 낸드플래시도 25.2% 하락했다. 당분간 반도체 가격 상승과 수출 증가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이런 어려운 여건에서 삼성전자가 새로운 희망을 안겨줬다. 삼성전자가 10나노급(1z) D램을 개발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쾌거다. 이번에 개발한 3세대 10나노급(1z) D램은 동일한 용량의 같은 재료로 20% 더 생산할 수 있어 원가 경쟁력이 올라가게 된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2020년에는 성능과 용량을 동시에 높인 차세대 D램(DDR5, LPDDR5 등)을 본격적으로 공급하는 등 최첨단 공정 기반 프리미엄 메모리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2016년 하반기부터 2년간 이어졌던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은 막을 내렸고, D램 가격이 작년 3분기 정점을 찍은 후 현재 40% 하락한 시점에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총아' 3세대 10나노급(1z) D램을 세계최초로 개발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중장기적으로 반도체 시장이 호황으로 돌아설 때를 대비해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물론 우리의 수출 견인차로서의 역할 강화도 기대케 하고 있다.

수출 당국의 적절한 정책 마련도 요청된다. 중소기업 수출 진흥과 대상국가 다변화다.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이 34%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39%에 못 미친다. 마침 문재인 정부가 21일 '혁신금융 비전선포식'에서 제조업·서비스산업 자금 공급과 관련, 향후 3년간 주력산업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최장 15년 만기의 12조 5천억원 규모의 정책자금 지원 계획을 밝히면서 신규 일자리 4만개 창출 계획을 발표한 것은 기대할 만하다. 덧붙여 중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외 세계 각국에 고루 수출해야겠다. ‘수출입국’의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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