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과 연기에 대한 열정 돋보였던 인터뷰

영화 우상 련화 역을 맡은 천우희. 사진=CGV아트하우스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천우희는 예뻤다. 영화 '우상'에는 련화(천우희 분)가 눈썹 없이 거울을 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천우희는 이수진 감독에게 분장 등의 도움을 받자고 했지만 감독은 칼같이 실제로 눈썹을 밀어야 한다고 요구했고 천우희는 지지 않고 감독에게 같이 눈썹을 밀자고 제안했다.

지난 8일 영화 '우상'의 주연배우 천우희와 삼청동 한 커피숍에서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천우희는 "근육의 움직임이 중요해 눈썹 실제로 밀어야 한다는 감독님 성격 미리 알고 있었다"며 "'눈썹은 다시 자라니까 걱정 말라고 하는 감독님이 얄미웠다"고 함께 눈썹을 민 사연을 설명했다.

작품을 위해 눈썹을 밀어야 했던 여배우의 결심과 감독에게 함께 망가지자는 제안을 한 천우희의 당당함이 그녀를 더 예쁘게 만들었다. 이후 이수진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눈썹은 같이 밀었는데 천우희는 그래도 예쁘더라"고 당시 상황의 불공평함을 토로한 바 있다.

눈썹을 밀어도 예뻤다는 천우희는 작품에 대한 열정도 남달랐다. 영화 '우상'에 출연한 배우들은 이수진 감독이 모든 캐릭터의 첫 촬영을 길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천우희는 이에 대해 이수진 감독만큼 자신도 독특한 배우임을 공개했다.

"스스로 내가 정신 나간 애가 맞구나 생각했던 게 첫 촬영 장면을 40번 찍었다. 당시 장염 걸리고 몸 안 좋았는데 찍을수록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그녀는 오케이 사인 이후에도 2~3번씩 다시 찍는 이수진 감독의 연출 방식을 존중한다며 "연기 감정이 두세 테이크 안에 나와야 좋은 것도 있지만 갈수록 더 좋아지는 것도 있다"고 지지했다.

 

영화 우상 련화 역을 맡은 천우희. 사진=CGV아트하우스



'우상' 출연진은 입을 모아 특히 련화 캐릭터는 어려움이 많아 천우희가 출연을 결심하기까지 힘들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천우희는 "련화는 연기 인생 중 처음으로 후유증이 남은 인물"이라며 "잠식당할 것 같은 불안감도 있었다"고 했다.

"많은 두려움 있었지만 다른 사람이 련화 캐릭터를 가져가면 아깝지 않겠냐는 감독님의 말에 하겠다고 결정했다. 너무 탐나는 캐릭터였고 감독님을 전적으로 믿었기 때문에 그런 경정 내린 것 같다. 한공주 촬영 때도 연출자와 배우로서 호흡 잘 맞았다. 작품적인 시선이나 가치관에 있어 비슷한 맥락 있어 이수진 감독님과는 또 한 번 작품 함께하고 싶다."

그녀는 탐났던 캐릭터에 대해 "촬영하면서 련화에게 연민을 많이 느꼈다"며 "악인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극중 련화를 두둔했다.

"영화 속 캐릭터가 비호감이지 않길 원했다. 타인이 어떤 행동을 취하지 않았을 때 련화의 모습이 되게 순수해 보였으면 좋겠다. 영화 속 인물 중 가장 솔직한 인물이다. 무서워 보일 수 있지만 받은 만큼만 보복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취했던 행동들이었다."

 

영화 우상 련화 역을 맡은 천우희. 사진=CGV아트하우스


본인 캐릭터에 대한 애착을 보인 천우희는 인물의 성격에 대한 분석 외에 극중 필요한 감정의 변화는 연기할 때 크게 의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감독님이 잘 담아주실 거라는 믿음 있었다"며 끝으로 '우상'을 그녀를 초심으로 되돌려준 작품이라고 정의했다.

"스스로 해내야 하는 시간들을 보내보니 연기를 왜 하게 됐을까?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하나? 란 생각이 들며 초심으로 돌아가게 됐다. 좋은 성과, 인정 같은 것보다 본질적으로 연기를 왜 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 들게 한 작품이었다."

한편 지난 20일 영화 '우상'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천우희는 오는 7월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의 신작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 출연해 시청자를 찾아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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