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메모리 사업 환경 약세"…메모리, 판가하락에도 수요 부진
증권투자업계, "일시 현상 아닐 수 있어", "투자자 정보 제공 측면 긍정적"

▲ 삼성전자가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당초 예상 대비 디스플레이·메모리 사업의 환경 약세로 1분기 전사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DS(디바이스 솔루션)부문장(부회장)이 주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이라는 이례적인 공시를 내놓으며 시장 충격 완화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월말 결산도 끝나기 전에 미리 자율 공시를 통해 실적 전망을 밝힌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1월초 지난해 4분기 실적 잠정치를 발표하면서 이례적으로 공시에 별도의 설명자료를 첨부하고 실적 부진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당초 예상 대비 디스플레이·메모리 사업의 환경 약세로 1분기 전사 실적이 시장 기대 수준을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각 증권사 실적 전망치를 집계한 시장 평균치(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분기 매출 53조6천473억원, 영업이익 7조9천810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공시를 통해 "디스플레사업은 LCD(액정표시장치) 패널의 비수기 속 중국 패널업체 캐퍼(Capa·생산설비)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로 당초 예상 대비 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플렉서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대형 고객사(애플) 수요 감소 및 LTPS(저온폴리실리콘) LCD와의 가격 경쟁으로 지속적으로 수익성이 악화돼 시장 예상 대비 실적이 약세를 나타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메모리 사업도 비수기에 따른 전반적인 수요 약세 속에 주요 제품들의 가격 하락폭이 당초 전망 대비 일부 확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 시장 추정치는 지난 1월 말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이후 8조6천억원에서 지속 하향조정 돼 왔다"며 "삼성전자의 실적 기대치 하회 이슈는 일시적이기보다는 지속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이어 "메모리 업황 내 공급증가 속도는 끝없는 재고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과거 메모리 다운사이클에서 제품 가격 하락이 탄력적 수요 증가를 촉진하면서 저점을 앞당겨 왔다면 이번 사이클에서는 그 작용원리가 동작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수요 중 가격 비탄력적인 서버 비중이 늘어나 판매가격 하락에도 수요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역시 갤럭시S10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주문 감소가 실적 부진을 야기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애플의 신제품 효과가 기대되지만 반대로 갤럭시 플래그쉽 모델에서의 수익성 감소가 발생할 수 있고 이는 IT·모바일(IM) 사업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가 다음달 5일로 예정된 올 1분기 실적 잠정치 발표를 앞두고 이례적으로 기대치 하회 예상 설명자료를 내놓은 것과 관련해 증권투자업계에서는 여전히 증권사들의 전망치가 높다는 지적에 따라 투자자들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미리 자발적인 '주의보'를 내린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또한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처럼 공시를 통해서 실적 가이던스를 바꿔주는 것은 좋은 것"이라며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정보가 형평성 있게 제공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어려운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단기적으로는 기술리더십을 기반으로 제품 차별화를 강화하면서 효율적인 리소스(자원) 운용을 통한 원가경쟁력 개선을 추진할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주력 사업의 경쟁력 제고와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전략적 R&D(연구·개발) 투자 등 핵심역량 강화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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