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정기 주주총회 열고 이동면 사장 등 사내이사 선임
노조 중심으로 정·관계 로비 등 황 회장 책임 촉구 비판·항의 이어져

     
KT가 29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내년 3월 황 회장 퇴진을 앞두고 차기 경영진 선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노조를 중심으로 최근 밝혀진 채용비리·경영고문단 등에 대해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비판도 쏟아졌다. 황창규 KT 회장이 주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KT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KT가 29일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7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이동면 미래플랫폼사업부문장(사장), 김인회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내년 3월 황 회장 퇴진을 앞두고 차기 경영진 선임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노조를 중심으로 최근 밝혀진 채용비리·경영고문단 등에 대해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비판도 쏟아졌다.

이동면 사장은 1991년 KT에 입사해 종합기술원 인프라연구소장, 융합기술원장 등을 역임했다. 김인회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가 2014년 황창규 회장과 함께 KT로 옮겨온 후 경영기획부문 재무실장,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이들 신규 사내이사는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꼽힌다.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황 회장은 "세계 최초 5G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을 더해 5G 시대를 견인할 것"이라며 "차기 CEO 선임을 준비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회사에서는 CEO 선임절차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외이사에는 ICT 전문가인 유희열 부산대 석좌교수와 거시경제 전문가인 성태윤 연세대 교수가,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김대유 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사 보수 한도는 전년보다 10% 낮아진 58억원으로 확정됐다. 또한 재무제표 승인에 따라 배당금이 전년보다 100원 증가한 주당 1천100원으로 정해졌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최근 불거진 KT 채용비리와 정치권 인사와 퇴직 고위 군·경찰·공무원 등을 영입해 고액의 경영자문료를 지급하고 정·관계 로비 창구로 활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황 회장 퇴진을 외치는 고성과 야유가 끊이지 않았다.

KT민주동지회는 이날 오전 주총 시작 전 기자회견을 열고 "황창규 회장은 CEO 리스크로 인해 KT 경영위기가 참혹한 상황에도 자리보전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황창규 회장은 책임을 지고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주총장에서도 '황창규는 물러가라', '범죄자' 등 구호를 외쳤다. 지난 28일 서울중앙지검은 앞서 KT전국민주동지회 등이 황 회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조사2부(노만석 부장검사)에 배당해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청년정당 미래당 역시 "KT 정치인 채용비리 의혹과 부정인사 정황은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다"며 "2012년 이후 KT 채용 과정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채용비리 국정조사에 KT를 포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KT 새노조도 "아현화재에 따른 통신대란으로 KT는 국민밉상이 됐을 뿐 아니라 김성태 딸 등 유력자 자제 채용비리, 고액 자문료, 불법정치후원금 등으로 이제는 범죄집단이라는 따가운 눈총도 받게 됐다"며 "그런데 황창규 회장은 물론 KT이사회는 그 어떤 책임있는 반성도 대안도 마련하지 않고 KT새노조가 수차례 진상조사를 요구했지만 묵살해 왔다"고 경영진을 성토했다.

이어 "KT의 미래는 5G가 아니라 황창규 퇴진에 있다"며 "황창규 회장이 있어야 할 자리는 주총장이 아니라 검찰청이다. 서울중앙지검에 황창규 회장 신속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주총장에서도 아현화재, 채용비리 등에 경영진의 책임을 묻는 질문이 터져 나왔다. 이에 대해 황 회장은 "아현 화재를 계기로 사고 예방, 보안에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른 건은 주주총회와 무관하고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말씀드리기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