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 '2018년 고용동향 5대 특징' 발간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지난해 늘어난 취업자가 2010년 이후 가장 적은 가운데 고용의 양과 질도 나빠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경연은 ▲증가 추세던 고용률이 처음 꺾인 점 ▲경제 허리인 40~50대 고용률 감소 ▲고졸 학력 고용률이 감소 ▲경제활동참가율이 정체된 가운데 취업자는 줄고 실업자는 늘어난 점 ▲늘어난 취업자도 저임금 산업 비중이 커진 점을 지난해 고용 특징으로 짚었다.
■ 고용지표, 긍정적 지표 꺾이고…부정적 지표 올라
지난해는 한해 고용상황을 설명하는 지표의 흐름이 예년과 다른 점이 있었다. 전체 고용률은 60.7%로 전년대비 0.1%p 감소했는데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였던 것과 동떨어진 모습이다.
한경연은 "이는 2010년 이후 최저 63.1%에서 최고 121.8%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며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추세를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취업자 수가 이례적"이라고 해석했다.
2013년 3.1%까지 떨어졌던 실업률은 2010년 이후 최고인 3.8%까지 증가했다. 실업자 수 또한 100만명을 훨씬 넘긴 107만 3천명에 육박해 어려운 고용상황을 대변했다.
■ 경제 허리 40·50대 고용률 ↓
가계의 '경제 허리'라 불리는 40대와 50대의 지난해 고용률은 각각 0.4%p와 0.1%p 감소했다. 40대와 50대 가구주 가구의 소비지출은 평균 대비 20% 이상 높아 고용률 하락이 가계소비 감소로 연계될 가능성도 간과할 수 없다.
모든 연령에서 고용률이 줄었던 2003년과 2009년을 제외하고 40대와 50대 고용률이 동시에 감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 저학력층 일자리 감소…'고졸' 취업자 급감
고졸 학력인구의 고용률은 0.7%p 하락했다. 고졸 인구는 6.4만 명 줄어든 데 반해, 취업자 수는 3배 수준인 16만7천 명 줄어든 결과다. 고졸 취업자가 감소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경연은 "중졸 이하 인구의 고용률도 2010년 39.7%에서 2018년 36.8%로 꾸준히 하락하는 등 저연령·저학력 층의 일자리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며 고용시장의 부진을 우려했다.
■ 경제활동참가율 정체 속 취업자 줄고 실업자 늘어
경제활동참가율은 15세 이상 인구 대비 취업자와 실업자를 합한 경제활동인구의 비율로 정의한다.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을수록 전체 인구에서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는 사람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15∼64세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전년대비 0.1%p 증가해 노동시장이 건전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경제활동참가율이 정체한 것은 취업자가 줄고 실업자는 늘어 경제활동인구 감소폭이 5천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에 진입한 사람은 줄고, 취업의사가 있어도 실제 취업하지 못한 사람은 늘어난 것.
■ 저임금 산업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 비중 높아
지난해 취업자는 9만7천명 늘어났는데, 저임금 산업 비중이 더 높았다. 전체 취업자 증가 중 저임금 산업 비중이 69.7%로 2017년에 비해서 낮아졌지만, 2015년과 2016년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다.
산업별로는 양질의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과 '교육 서비스업'은 지난해 각각 5만6천명, 6만명 줄어든 반면,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이 12만5천명, '농림어업'이 6만2천명 늘어났다. 늘어난 일자리마저 민간부문보다 공공부문에서 만들어 내거나 저임금 일자리가 많았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 전략실장은 "고령화와 더불어 급격한 고용보호 정책으로 일자리 상황이 지난해 양적인 측면 외에 질적인 측면에서도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근본적으로는 민간 중심의 고용이 늘어나야 하는데, 성장률 제고나 규제 완화처럼 실질적으로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경영 환경 개선이 없다면 올해 일자리 사정도 크게 나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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