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지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개인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에 제품 정보와 사진을 올리고 계좌이체를 통해 판매하는 '소셜 마켓'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더 이상 홈페이지를 꾸미고 고객센터를 구축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이 같은 1인 마켓을 운영하는 이들은 대부분 수십만의 팔로워를 거느린 SNS 상의 유명인 '인플루언서'들이다.

인플루언서들은 일반인이지만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 같은 인기 인기의 핵심은 공감과 친근함, 모방심리다. 연예인들의 꾸며지고 거리감 있는 모습보다, 내가 자주 가는 카페를 가고 나도 할 수 있을 법한 행동을 하고 나도 살 수 있는 물건을 사는 모습에서 인플루언서를 향한 관심이 생겨나는 구조다.

이에 인플루언서들은 업체와 협업해 제품을 공동구매 형식으로 판매하거나 직접 기획에 참여해 제품을 판매하는 마켓을 운영하기에 이른다. 홈쇼핑처럼 특정 날짜와 시간을 정해 1차 판매, 2차 판매 방식으로 진행돼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한다. 의상부터 화장품, 식품, 건강식품, 미용기기까지 판매 품목도 다양하다. TV보다 스마트폰을 더 자주 보는 현대인들에게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효과는 크다.

그러나 문제는 이들이 판매하는 제품의 품질과 체계적으로 잡혀있지 않은 환불 정책 등이다. 아무 절차 없이 SNS에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전자상거래법에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제품 하자로 인한 소비자 대응이 미흡해 이에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하게 되는 것.

최근 가장 큰 이슈로는 온라인 쇼핑몰 '임블리'에서 판매한 호박즙에서 곰팡이가 검출된 사건이다. 임블리는 인플루언서인 임지현(31) 씨가 운영하는 패션 뷰티 쇼핑몰 최근 호박즙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호박즙 빨대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글이 게재되자 임 씨는 환불을 약속하면서도 SNS 댓글 창을 폐쇄하거나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는 등 상황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많은 대중들의 공분을 샀다.

서울시가 진행한 전자상거래 관련 조사에서 소셜마켓 피해는 대부분 판매자의 환불·교환 거부, 계정 폐쇄 등에서 주로 발생했다는 결과가 있다. 판매자들이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해 제품을 판매하면서도 책임은 뒷전이 경우가 많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처벌할 규제는 없다.

온라인과 미디어의 발전에 따라 판매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새로운 장이 생기면 그에 맞는 새로운 법도 생겨야 한다. 제2의 임블리 사태를 예방할 수 있는 소셜 마켓에 대한 구체적인 법안이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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