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천억원, 3년 만에 40배가량 급성장을 이뤘다. 백화점 업계와 홈쇼핑, 마트, 이커머스 등 대형 유통 업체에서 너도나도 새벽배송 서비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핀테크 기술을 통해 물륜 운영 방식을 효율화하고 고객에게 맞춤형 상품 추천, 간편 결제 등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에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2월 조사한 새벽배송 서비스 만족도 역시 약 75%의 사용자가 만족한다는 응답을 한 바 있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새벽배송에도 어두운 이면이 존재한다. 새벽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비용과 물류 운영에 드는 비용은 큰데 비해, 택배 단가와 수익성은 떨어져 업체마다 발생하는 적자가 심상치 않다. 여기에 새벽배송 시 경비원의 부재, 공동현관 닫힘 등으로 택배를 건물 앞에 두고 가는 경우가 많아 분실·도난 사고도 종종 발생한다.
신선식품을 안전하게 배송해야 하는 만큼 스티로폼과 보냉팩, 에어캡 등의 쓰레기가 매일 매일 발생한다는 점 역시 큰 해결과제로 자리하고 있다. 재활용품 수출에 제동이 걸려 온 국가가 일회용품 줄이기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새벽배송만 빨리빨리 경쟁에 의해 이를 눈 감고 있는 것이다.
속도가 생명인 한국 사회에서 새벽배송은 전망이 밝은 매력적인 시장이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업체에 의해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이 때문에 크고 작은 문제점들을 그냥 지나친다면, 추후 눈덩이처럼 불어나 끌고가기 어려운 장애요인으로 돌아올 것이다. 속도 전쟁보다는 숨 고르기를 해야 할 시점이다.
임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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