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노미네이션 논의는 화폐 단위가 너무 커져 불편한데다 국제적 위상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 주요 근거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달러와의 교환비율이 4자리인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한동안 잠잠했던 화폐개혁 논의가 재연된 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리디노미네이션이 그야말로 논의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이 연구는 꽤 오래전에 해 놓은 게 있다"고 말한 데서 재 점화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초 비트코인 투기 광풍을 잡기 위해 논의된 이후 두 번째다. 종전과 다른 환경은 물가가 낮아 예상되는 충격이 작은데다, 경기를 끌어올릴 촉매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경기 10년 호황 종료, 미국 중앙은행의 출구전략 추진 중단 등 대전환기도 리디노미네이션 단행 시점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화폐 단위를 바꾸는 것은 경제나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사회적 공감대가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정국에서 리디노미네이션을 단행할 경우 거래 편의 제고, 회계 기장 처리 간소화,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차단, 대외 위상 제고, 부패와 위조지폐 방지,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장점이 거론된다.
반면 화폐 단위 변경에 따른 불안, 부동산 투기 심화, 화폐 주조비용 증가, 각종 교환비용 확대 등의 단점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전체적으로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의견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리디노미네이션은 정치권과 학계에서 진행되는 공청회 등 충분한 여론 수렴 후 결정하는 게 온당할 것이다.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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