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화와 자회사로 위험 증가, 열악한 노동환경이 아현화재 원인”

▲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종훈 의원(민중당, 울산동구) 사진=의원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황창규 회장이 취임한 2014년을 기점으로 KT 자회사 산재사고는 2배 이상 증가한 반면, 본사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황 회장 취임 이후 실시한 대량 구조조정이 위험을 자회사 노동자들에게 전가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1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김종훈 의원(민중당, 울산동구)이 K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과 2014년 각각 34명, 37명이었던 자회사 산재사고는 황창규 회장 취임 다음 해인 2015년 73명으로 2배 증가했다. 특히 아현화재가 발생한 작년의 경우에는 105명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KT 산재사고는 2013년과 2014년 63명과 51명에서 2015년 45명으로 작년에는 33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황창규 회장이 2014년 취임 직후 8400명 규모의 대량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KT산재는 줄고 그 자리를 채운 자회사 산재는 오히려 늘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외주업체 상황은 더 열악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종훈 의원실과 김성수 의원실이 지난 13일 면담한 KT상용직 수도권 서울지회 조철호 지회장에 따르면 “노후 전신주로 인한 사망사고가 있고, 이런 인사 사고 시 협력사 평가점수에 마이너스로 작용하기 때문에, 이듬해 탈락위기로 이어져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모르게 처리된다”며 “동료가 죽었는지조차 몰랐다”고 진술했다. 상용직노조는 전체 산재처리 규모가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추산했다.

김 의원은 “단기성과에 집중한 황창규 회장이 대량 인력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자회사와 외주업체들 업무강도가 가중됐고 현장위험마저 증가한 것”이라며 “이런 열악한 요인들이 아현화재로 인한 통신재난의 주요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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