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성 원료·동물 실험 배제하는 '착한 화장품'
연 평균 6.3% 성장, 2025년 208억 달러 전망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동물성 원료나 동물 실험을 배제하는 '비건 뷰티(Vegan Beauty)'가 화장품업계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최근 비건(채식) 트렌드의 확산과 함께 비건 뷰티 시장도 확대되는 추세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세계 비건 화장품 시장이 연평균 6.3%씩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208억 달러(약 23조 2천80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에서도 비건을 키워드로 한 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가 늘어나고 있다.

20대 초 중반 여성에게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어퓨'는 지난달 100% 비건 화장품인 '맑은 솔싹 라인'을 선보였다. 2년여의 철저한 준비 기간을 거쳐 프랑스의 비건 인증기관인 EVE(Expertise Ve'gane Europe)로부터 100% 비건 제품 인증을 획득했다.

동물성 원료나 동물 실험을 배제하는 '비건 뷰티'가 화장품업계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어퓨'는 지난달 100% 비건 화장품인 '맑은 솔싹 라인'을 선보였다. 사진=어퓨

동물 보호에 동참하기 위한 기부활동도 진행한다. 오는 22일까지 유튜브 구독자 74만 명의 인플루언서 '오늘의 하늘'과 협업해 맑은 솔싹 라인을 20% 할인 판매하고, 수익금 중 일부를 유기견 보호 및 구조 활동에 기부할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메이크업 브랜드 '아워글래스(Hourglass)'는 90% 이상의 제품군이 비건 화장품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5월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첫 매장을 오픈한 이후 현재 면세점과 백화점에서 각각 매장 3개를 운영하며 높은 매출 증가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올 1분기 면세점에서만 60억 원어치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전체 매출인 50억 원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아워글래스는 2020년까지 전 제품을 비건 화장품으로 대체할 계획이다.

클린 코스메틱 브랜드 '시오리스'는 '자연 본연의 에너지를 그대로 담아 정직하게 전달하겠다'는 브랜드 철학을 내세우고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과 생활용품의 유해 화학 성분은 바다로 흘러가고 결국 우리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생각으로 석유 화학성분 등 유해 성분은 배제했다.

식물에서 얻은 신선한 원료를 사용하며 완제품의 동물실험 여부를 확인한다. 더불어 국내산 제철 유기농 원료를 사용해 국내 유기농업의 확대에도 기여해 지속 가능한 뷰티 브랜드임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다.

프레스티지 비건 뷰티 브랜드 '디어달리아'는 최근 비건 모로 만들어진 메이크업 브러시 세트 '블루밍 브러시' 8종을 출시했다. 사진=디어달리아

전 제품에 에코서트 인증을 받은 유기농 오일, 버터 등 천연 식물성 원료만을 사용하는 브랜드도 있다. 프레스티지 비건 뷰티 브랜드 '디어달리아'는 시그니처 원료인 다알리아꽃 추출물을 주로 사용하며 인공 향료와 색소를 사용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비건 모(毛)로 만들어진 메이크업 브러시 세트 '블루밍 브러시' 8종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외에 '아로마티카'나 '더비건글로우' 등 중소 비건 브랜드도 잇따라 론칭되고 있다. 세계 굴지의 화장품 제조사인 코스맥스는 지난해 10월 프랑스 EVE로부터 아시아 최초로 화장품 생산설비에 대한 비건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비건 화장품은 비건 식생활에 비해 쉽게 선택할 수 있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에서는 이미 비건 화장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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