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웃음과 애매한 동정은 버리고 신파에 집중하는 영화

▲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포스터. 사진=NEW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믿고 보는 배우 신하균과 아시아 프린스 이광수가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연기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2세 때 사고를 당해 후천적 장애인이 된 세하(신하균 분)가 친척 집을 전전하다 보육기관 '책임의 집'에서 부모에게 버림받은 지적 장애인 동구(이광수 분)를 만나며 시작된다.

주제가 그렇듯 영화는 시작부터 관객들의 눈물을 뽑는다. 예고에서 봤던 세하의 유쾌한 대사도 예고가 전부였다. 예능으로 이름을 알렸던 이광수 역시 큰 웃음을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두 배우는 웃음 대신 상당한 연기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신하균은 믿고 보는 배우다. 원래도 연기력으로 어디에서 밀리는 편은 아니었지만 특히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에선 강렬한 몰입도를 자아낸다. 늘 저렇게 몸을 안 쓰고 연기했던가? 싶게 세하가 신하균인지 신하균이 세하인지 헷갈릴 연기를 보여줬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극본과 연출을 맡은 육상효 감독은 "세하 역이 어려운 연기일 거라고 생각은 했다"며 "신하균이니까 잘 하겠지 믿었다"고 말한 바 있다. 감독의 판단은 정확했다. 육상효 감독은 대놓고 영화를 배우들의 연기에 포커스를 뒀다.

극 자체가 가진 시나리오가 평가하기도 애매할 만큼 알맹이가 없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간 수준 떨어지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비평을 받았을 테지만 배우들의 연기력이 약점을 장점으로 만들었다. 감독은 짧고 간단한 스토리를 단막적으로 필요한 부분만 보여주면서 클로즈업을 많이 사용한 연출로 배우들이 표정으로 관객을 빨아들이게 만들었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컷. 사진=NEW



가장 놀라웠던 건 배우 이광수의 연기였다. SBS '런닝맨'을 통해 유쾌하고 가벼운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그의 연기에 편견이 생길 거라는 걱정이 있었다. 게다가 영화가 장애인을 주체로 한 만큼 이광수의 모습이 자칫 장애인 비하로 이어지진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있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등장한 이광수는 상당히 깊은 감성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광수가 예능인이었다는 사실조차 망각하게 만들만큼 그가 가진 몰입력은 힘이 있었다. 이광수가 연기한 동구는 지능이 5세인 지적 장애인으로 자칫 과한 설정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 있었지만 배우의 표정에 화면을 집중시키면서 완급을 조절했다.

반면 영화의 시나리오는 부족함이 있었다. 극중 동구의 수영 대회 출전을 초반부터 중점적으로 다뤘지만 설정상 수영이 중요했을 뿐인데 동구의 대회 참전에 다른 캐릭터들이 집중해야만 했던 이유는 설명이 부족했다. 또한 신체장애를 가진 형 세하가 극 중에서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가진 것 또한 왜?라는 의문을 갖게 했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현실성을 중점으로 둬 영화적 요소를 놓친 것 같다. 동구의 수영 실력도 세하의 지능도 그저 평범한 수준이었다. 극적인 요소가 없어 관객들은 주인공들에 대한 어떠한 기대도 할 수 없게 됐다.

물론 감독과 배우진의 말에 따르면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 짓지 않아야 한다'라는 메시지와 '완전한 사람은 없으니 서로 도와가며 살아야 한다'라는 교훈을 전하고자 한 의도적 전개였다고 하지만 관객의 입장으로서 심심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 스틸컷. 사진=NEW



또한 극중 등장하는 미현(이솜)의 존재에 대한 의문이 크게 남았다. 약한 청춘을 대변한다고 말했지만 정작 어느 부분이 청춘인지 영화에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이 왜 등장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영화를 좀 더 스토리에 입각해 재정비를 했다면 충분히 공감을 샀겠지만 '나의 특별한 형제'에서 미현의 상황은 너무 뒷전이었기 때문에 공감보다는 몰입에 방해가 되진 않았나 싶다.

웃음보다 때론 눈물이 더 스트레스를 풀어준다고 한다. '나의 특별한 형제'는 마음 놓고 울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 좋았다. 어설픈 웃음이나 애매한 동정 없이 본인들의 위치에 집중한 영화였다. 또 그럴 수 있게 감독은 배우들을 믿고 연출했고 배우들은 믿음에 배신하지 않았기에 가능했던 제작이었다.

한편 관객들의 눈물과 스트레스를 쏙 빼줄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는 오는 5월 1일 개봉된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