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인류는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큰 흐름은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고 융합되는 지능정보사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일상생활에 혁명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우리는 시대흐름을 적극적으로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독일·일본·홍콩 및 중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들의 4차 산업혁명 전략은 비교 우위에 있는 자국의 기존 산업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요약된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로봇기술 등의 융합과 연결, 지능화로 언제 어디서나 소통이 가능해지는 초연결의 시대로의 변혁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실제 현실과 가상현실이 통합되고 모든 사물이 자동적,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시대에는 발 빠르게 대처해 세계 10위권까지 도약했던 한국 경제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준비는 미흡하고 아직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다보스포럼에선 우리나라의 제4차 산업혁명 준비도를 세계 129개국 중 경쟁국에 뒤진 25위로 평가한 바 있다. 참담한 수준이다.

이런 현실에서 문재인정부가 미래 먹을거리로 '비메모리·바이오·미래형 자동차' 등 3대 분야를 중점 육성 과제로 선정했다. 만시지탄이지만 긍정 평가한다. 이들 3대 분야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또는 그에 버금가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중소기업과의 연계와 일자리 창출 효과가 매우 큰 업종이어서, 문재인 정부의 '혁신성장'을 적극 견인하고 한국 경제 전반에 커다란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의 구상이다.

예컨대 메모리반도체는 세계 수위를 달리고 있지만, 세계경제 현황이 어려운 현실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수요 감소와 재고 조정 등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에 부닥친 가운데 이런 흐름을 타개하는 동시에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육성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점은 적절하다고 하겠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메모리 부문의 한국 기업 점유율은 약 60%에 달하고 있으나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3~4% 수준에 그치고 있어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은 넘어야 할 현안인 것이다.

과제가 적잖다. 이 같은 첨단기술을 이끌고 갈 인재 확보이다. 무엇보다 지능정보사회에 요구되는 소프트웨어 역량 함양을 위한 초중고에서의 교육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 이미 세계 선진국들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초중고 교육과정에 의무화해 운영하고 있다. 현재의 SW 교육 시수로는 우수한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측면이 있다.

아울러 혁신가들·창업가들·기업가들·발명가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규제 혁파가 화급하다. 작금 기술과 시장에 대한 빠른 대응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유연성과 속도가 성패를 좌우하게 되고, 개인의 창의성과 열정이 핵심 경쟁력이 된다. 주목할 점은 지역이나 기업을 이끄는 지도자의 혜안과 리더십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경쟁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기득권에 얽매인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며, 새로운 목표를 향해 진취적인 도전을 이끄는 리더를 통해 4차 산업혁명의 기회는 현실로 구현될 수 있음을 직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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