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분야 '중점육성 산업' 선정
정책역량 총동원 혁신성장 추진
대통령 의지·재정정책·규제완화
'3박자'갖춰 범정부 차원 집중지원
삼성전자·현대차 등 기업투자 발맞춰
비메모리 반

▲ 정부가 비메모리 반도체·바이오·미래형 자동차 등 3대 분야를 '중점육성 산업'으로 선정하고 범 정부 차원의 정책역량을 총동원해 '혁신성장'을 추진한다. 경기도 화성 삼성 파운드리 공장. 사진=삼성전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정부가 비메모리 반도체·바이오·미래형 자동차 등 3대 분야를 '중점육성 산업'으로 선정하고 범 정부 차원의 정책역량을 총동원해 '혁신성장'을 추진한다. 최근 하향세인 경제 성장률을 제고하고 정부의 최대 현안인 일자리 창출, 동반 성장에 적극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향후 문재인 대통령의 혁신성장 행보와 정부의 적극적 재정 지원, 규제개혁 등 제반 조치가 이들 산업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먼저 청와대와 정부는 최근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수요 감소와 재고 조정 등에 따른 제품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이런 흐름을 타개하고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육성에 적극 나선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의 점유율은 약 60%에 달하고 있으나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3~4% 수준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장 전체로는 비메모리 부문이 메모리 부문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시장 크기를 갖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는 그중에서도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를 적극 지원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대만 TSMC가 절반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삼성전자가 7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 기술을 앞세워 선두를 추격하고 있다.

또한 비메모리 반도체의 하나인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에도 힘을 쏟는다. 삼성전자 역시 내부적으로 파운드리 분야 및 시스템반도체 분야를 집중 육성키로 방침을 세우고 이번달 중 구체적인 비메모리 투자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청와대와 정부에서는 삼성 등 대기업의 이런 움직임이 팹리스 업체(생산시설 없이 설계만 하는 업체)들과 동반성장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최근 서울대를 비롯한 일부 대학에 삼성전자가 졸업생을 100% 채용하는 반도체 계약학과를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중소벤처기업부 역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등 첨단산업에 대한 지원을 전담하는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향후 고령화 및 생명공학 기술 발전 등의 추세를 감안해 바이오 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정부가 올해 바이오 분야 연구·개발 예산을 지난해보다 2.9% 늘리기로 한 것 역시 이런 판단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서울대는 현재 건설 중인 시흥 캠퍼스에 '바이오 메디컬 콤플렉스(복합의료단지)'를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며 정부 역시 이에 대대적 지원을 검토할 방침이다.

미래형 자동차 육성은 수소차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월 17일 울산시청에서 열린 수소차 생산 확대 등의 방안을 담은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행사에 직접 참석, "수소경제를 위한 우리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밝혔다.

기업도 이에 발맞춰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 수소전기차 연간 생산량 50만대를 목표로 지난해 12월 충주 현대모비스 공장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 확대를 위한 제2공장 신축에 들어갔다. 다만 수소차 분야는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이 빠르게 이뤄지는 것이 사업 성패를 가름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은 수소차 충전소를 2030년까지 52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일본(900개), 프랑스(1천100개), 독일(1천개) 등 경쟁국에 비해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서울 시내 '규제 샌드박스' 심의회에서 서울 시내 수소충전소 설치 사업을 한시적인 규제 면제 사업으로 승인하긴 했으나 이 사업을 전국적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국회에서 관련 규제 법령을 개정하는 등 장기적 처방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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