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통신硏, 완전흡수체 개발
나노결정 소재 메타물질 적용
디스플레이·태양전지·스텔스
적외선 센서 등에 응용 기대
흡수 대역폭 늘려 색 재현율↑
원하는 색상 쉽게 제작할수도

▲ 은 나노결정 용액(왼쪽)과 메타물질 완전흡수체. 사진=ETRI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가 나노결정을 기반으로 만든 메타물질을 적용해 완전흡수체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메타물질은 자연에 있는 물질 구조나 배열 형태를 바꾼 인공 소재다. 기존 물질과 달리 자연에 없는 특성을 낼 수 있고 매우 얇거나 작고 가벼운 형태로 만들 수 있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ETRI 연구진은 이러한 메타물질을 이용해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를 제작했다. 완전흡수체는 빛이나 전자파를 원하는 파장 영역에서 완전히 흡수할 수 있는 소재로 디스플레이·태양전지·적외선 센서·스텔스 등에 응용될 수 있다.

기존 연구된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는 가시광 파장 영역 중 좁은 대역에서만 흡수가 일어나 선명한 반사 색상 구현이 어려웠다.

연구진은 흡수 대역폭을 늘려 색 재현율을 높이고 원하는 색상을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만드는데 성공했다.

빛 흡수대역을 넓혀 더욱 선명한 반사 색상을 구현했다. 흡수대역폭을 기존보다 10배 넓혔으며 색 재현율도 33.8%를 기록했다.

연구진이 용액공정을 통해 나노결정 기반 플렉서블 메타물질을 제작하고 있는 모습. 사진=ETRI

연구진은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를 구성하는 층의 요소에 변화를 주면서 한계를 극복했다. 흡수체는 주로 금속과 절연체를 이용해 3개의 층으로 만든다.

연구진은 기존 금속 대신 나노 결정 메타물질 소재로 층을 대체했다. 금속 기반 흡수체의 경우 흡수 대역폭이 28㎚(나노미터)이지만, 나노결정 흡수체는 300㎚까지 넓어졌다.

아울러 연구진은 메타물질 완전흡수체의 두께를 달리하면서 원하는 색을 구현할 수 있게 했다.


공정은 증착이 아닌 용액 방식을 택했다. 대면적에 낮은 공정 비용으로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유연한 기판 제조 가능성도 높다.

연구팀은 100∼200㎚ 두께에 가로와 세로 각각 2.5㎝ 크기의 은 나노결정 기반 플렉서블 메타 물질을 만들었는데, 이는 하나의 픽셀(pixel)에 적용할 수 있다.

이번 성과는 '반사형 디스플레이' 기술 개선에 쓰일 수 있다. 반사형 디스플레이는 직사광선에서는 제대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LCD 디스플레이나 옥외 스크린, 전자책 등에 자주 쓰인다.

연구진이 개발한 메타물질 완전흡수체를 적용하면 반사형 디스플레이의 고화질, 저전력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해상도 픽셀 구현도 가능해 지폐의 위·변조 방지, 브랜드 보호, 홀로그램, 다색(多色) 태양전지 등 분야에서도 많은 활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홍성훈 ETRI ICT 소재연구그룹 박사는 "원할 때마다 마음대로 특성을 변경할 수 있는 능동 메타물질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며 "흡수 대역을 넓혀 색 재현율을 더 높이는 방법도 찾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가시광 파장용 나노결정 기반 3차원 저손실 메타 소재 개발 사업·3차원 포토 일렉트로닉스 원천기술 개발 사업의 하나로 진행했다.

고려대 김수정 박사과정생이 1 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은 지난 2월 미국화학회 국제학술지 '응용재료 인터페이스'(AMI)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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