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혼은 결혼생활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이혼하지 않은 부부가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졸혼을 하면 이혼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각자의 삶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혼제도의 틀을 깨지 않고 싱글처럼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
최근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혼인 이혼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이혼, 비혼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다수가 비혼에 대해서 긍정적(52.5%)으로 평가했다. 이혼은 여성응답자 45.0%가, 남성 응답자 34.2%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졸혼(9.4%)의 경우 10년 후 미래가족 형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시인 칼릴 지브란은 결혼에 대해 “서로 사랑하라, 허나 사랑에 속박되지는 말라”며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그대들 각자는 고독하게 하라”고 말한 바 있다. 공존을 취하되 서로 자유로음은 인정하라는 뜻이다.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고 한 것은 지나친 관심이 구속이 되고 구속은 영혼이 성장하는 데 방해물이 되는 까닭이다.
적당한 나이가 되면 결혼하고 검은머리가 파뿌리될 때까지 한 평생을 살아가는 것은 이젠 옛말이 됐다. 결혼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결혼에 지친 이들이 자신들의 자식들을 위해서 체념하고 살아가기보다는 보다 행복하고 평안한 휴식을 위해 졸혼을 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졸혼에 대한 찬반인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100세 시대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결혼제도의 유연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시대 흐름인가, 역류인가.
홍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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