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미혼'과 '비혼'(결혼을 택하지 않음), '이혼' 그리고 '졸혼'이라는 신조어가 등장, 사회 발전에 따라 결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다양해지고 있음을 알게 하고 있다.

지난 22일 작가 이외수가 결혼 44년만에 졸혼을 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졸혼'이 다시 한 번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올랐다.

졸혼은 결혼생활을 졸업한다는 뜻으로 이혼하지 않은 부부가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것을 의미한다.

졸혼을 하면 이혼절차를 거칠 필요없이 각자의 삶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혼제도의 틀을 깨지 않고 싱글처럼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

반면 부정적인 시선도 존재한다. 상대방이 불륜 등으로 이혼을 요구해오면 본인은 이혼을 원치 않더라도 장기간의 졸혼이 별거로 간주돼 재판에서 사실상 혼인 관계가 끝났다는 판단의 근거로 작용한다. 이로 인해 상대의 불륜 사실에도 위자료 등을 청구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최근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혼인 이혼 인식 보고서'에 따르면 이혼, 비혼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다수가 비혼에 대해서 긍정적(52.5%)으로 평가했다. 이혼은 여성응답자 45.0%가, 남성 응답자 34.2%가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졸혼(9.4%)의 경우 10년 후 미래가족 형태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시인 칼릴 지브란은 결혼에 대해 “서로 사랑하라, 허나 사랑에 속박되지는 말라”며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하되, 그대들 각자는 고독하게 하라”고 말한 바 있다. 공존을 취하되 서로 자유로음은 인정하라는 뜻이다.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고 한 것은 지나친 관심이 구속이 되고 구속은 영혼이 성장하는 데 방해물이 되는 까닭이다.

적당한 나이가 되면 결혼하고 검은머리가 파뿌리될 때까지 한 평생을 살아가는 것은 이젠 옛말이 됐다. 결혼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결혼에 지친 이들이 자신들의 자식들을 위해서 체념하고 살아가기보다는 보다 행복하고 평안한 휴식을 위해 졸혼을 택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졸혼에 대한 찬반인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100세 시대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남은 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결혼제도의 유연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시대 흐름인가, 역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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