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사고에 철저히 대비해야겠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장기 운항 지연, 결항, 회항 등 사고가 우려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항공기 고장·회항 사건이 잇따르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지배구조까지 바뀌면서 자칫 어수선한 업계 분위기가 이 같은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불안한 조짐들이 근래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인천에서 베트남 다낭으로 가려던 에어서울 여객기가 여객기 꼬리 날개 부분에서 이상이 감지되는 기체 결함으로 출발이 10시간 가까이 지연되면서 승객들이 공항에서 밤을 지내는 등 불편을 겪었다. 인천공항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전자기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출발이 2시간 늦춰졌고, 필리핀 마닐라로 가려던 비행기의 바퀴 덮개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출발이 9시간 넘게 지연된 시례도 있다.

이착륙하다 타이어가 망가진 사고도 2차례 있었다. 아시아나항공의 정비 인력이 부족한데다 20년 안팎의 오래된 여객기를 제때 바꾸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 준비를 하던 중 왼쪽 날개에서 불이 나 승객들이 긴급 대피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 비행기에는 승객 302명, 승무원 17명 등 319명이 타고 있었으나 신속하게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고장과 사고가 잇따르자 국토교통부는 9개 국적 항공사(400여대)의 모든 비행기에 대해 특별 안전점검에 들어간 상태다. 최근 1년간 결함 이력 등을 분석해 항공기별로 고장이 잦은 취약 부분을 찾아내 다시 한 번 살펴보는 작업이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비행기 나이가 20년을 넘거나 고장이 잦은 항공기(항공사별 상위 10%)는 장거리와 심야 시간대에 운항되지 않도록 관리·감독할 방침이다. 국토부의 선제조치는 긍정 평가할 만하다.

차제에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시장의 예상보다 많게 신규 면허를 발급한 저비용항공사(LCC) 3곳에 대해서도 항공 회항률과 정시율 등을 비롯한 시스템 점검 등을 꼼꼼히 살펴보길 바란다. 국내 LCC는 현재 운항 중인 6곳을 포함해 모두 9곳이 됐다. 신규 LCC가 경쟁을 통해 저렴한 항공권과 개선된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의 편익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문제는 승객들의 안전이다. 지금도 조종사와 정비사 등 전문 항공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신규 LCC가 3곳이나 늘어나면 과연 승객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LCC를 포함해 항공기의 안전 문제에 구멍이 생기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 감독하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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