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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도체·정밀화학 기술 유출 우려되는 산안법
  • 일간투데이
  • 승인 2019.04.29 15:00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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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첨단기술 확보는 기업은 물론 한 국가의 명운을 좌우한다. 고급인력 양성과 스카우트, 기업 인수합병(M&A) 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이다. 우리의 경우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조선 등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만큼 한국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기술·정보를 획득하기 위한 침해행위도 치열하다. 기술 확보전쟁이다.

산업스파이에 의한 국부유출은 대표적이다. 국외로 새 나가는 기술의 예상 손실액이 연간 50조원에 이른다는 분석이 이 같은 치열한 산업기술 확보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세계를 무대로 비즈니스를 펴는 글로벌 시대에 첨단기술 개발 및 보호는 동전의 양면처럼 우리 경제가 선진국으로 발돋움 하는 데 필요불가결한 요체인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 당국의 웃지 못할 행정 미숙함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다. 국내 기업이 사용하는 화학물질 정보를 의무적으로 정부에 제출토록 하는 규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반도체·정밀화학 업계가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당국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삼성전자 백혈병 사망 사태 등으로 환경 물질 관리를 강화하고자 한다고 하지만 기업의 기밀 정보까지 공개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22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시행령·시행규칙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고, 환경부는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산안법 관련 조항은 2021년부터 시행된다. 이들은 국내에서 제조했거나 수입한 모든 화학물질의 성분과 함유량을 정부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문제는 산안법과 화관법 개정안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화학 등 '국가 대표' 기업들의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도체 업체들은 웨이퍼 가공 등 핵심 공정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습득한 최적의 화학물질을 사용해 최고의 공정을 구현하고 있는 데 이같은 첨단 노하우가 통째로 외국 경쟁사에 넘어갈 수 있는 소지가 큰 것이다.

고용노동부와 환경부는 전문가들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법안이 마련됐음을 들어 기밀 유출 가능성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화학물질 관련사고 등이 발생하면 물질정보가 외부로 공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화학물질 관리법들이 시행되면 정부의 의도와 달리 산업기밀이 유출될 위험은 매우 커질 수밖에 없기에 재고하는 게 마땅하다고 본다. 근로자 건강 담보 조치는 필요하지만 첨단 환경 물질 기술 유출이라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는 피해야 하는 게 온당할 것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길러온 첨단 기술을 잃지 않으면서 산업을 발전시키려면 종합적인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날과 같은 기술경쟁 시대에서는 뛰어난 기술이 기업은 물론 국가의 으뜸가는 자산이 된다. 모든 산업의 핵심 요소는 '사람'이 지닌 기술이다. 귀하게 여겨야만 글로벌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기업 백년대계'를 위한 기술 육성과 지키기에 국가 차원서 나서야겠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첨단산업 육성과 과감한 규제 혁파도 긴요하다. 당국은 기술 확보를 정책 우선순위에 두고 적극 시행하길 촉구한다. 정부와 산업계, 연구원 등의 긴밀한 협력 체제 구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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