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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나루히토 일왕에 거는 한·일 새시대
  • 일간투데이
  • 승인 2019.04.30 10:17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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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德仁) 새 일왕이 5월 1일 즉위했다. 올해 12월 만 86세의 생존하고 있는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자진 퇴위와 함께 '헤이세이(平成)' 시대는 막을 내렸고, 30년4개월 만에 일왕의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일본에서 '덴노(天皇)'로 불리는 일왕의 생전 퇴위는 제119대 고카쿠(光格) 이후 202년 만이다.

일본의 새로운 시대를 일컫는 이름이 될 연호(年號)는 '레이와(令和)'다. 레이와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시가집인 만요슈(万葉集)에 나오는 말이다. 일본이 서기 7세기에 연호제를 도입한 이후 중국 고전이 아닌 일본 고전에서 인용한 것은 처음이다.

새로운 나루히토 국왕 즉위를 축하한다. 새 연호의 의미처럼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사이에 과거사를 교훈 삼아 평화와 공동 번영의 시대를 구현하길 바란다. 레이와에는 '사람들이 아름답게 마음을 맞대면 문화가 태어나고 자란다'라는 뜻이 담겨 있기에 하는 말이다.

나루히토 일왕은 선왕이 보여준 열린 마음과 평화 수호 의지를 계승,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길 바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즉위한 아키히토 일왕은 우경화한 정치인들과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동북아 평화 증진, 일제 식민주의 피해 사죄, 일본 군국주의화 저지에 매진해 박수를 받았다. 전쟁과 식민통치로 주변국에 끼친 피해를 반성하고 사죄한다는 양심세력의 후견인 역할을 했다.

나루히토 일왕도 왕세자 시절인 2015년 "패전 70주년을 맞은 일본이 전쟁의 비참함을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한다"며 "세계 각국에서 많은 이들이 소중한 목숨을 잃고 고통과 큰 슬픔을 겪은 것을 매우 마음 아프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의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나루히토 새 일왕의 역할에 기대를 갖게 하는 배경이다.

하지만 일본의 현실정치를 책임지는 지도층 다수는 이와 엇박자를 놓고 있다. 세계인이 다 아는 일임에도 일본은 위안부와 독도 등 전쟁범죄의 과거 역사를 부정하고 있다. 더구나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로 대표되는 일본 지도층은 극우패권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전쟁 가능한 일본'을 위한 평화헌법 개정마저 시도하고 있는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불충분한 이해에서 비롯된 일본의 단순한 도덕적 잣대는 민족 감정을 자극할 뿐이다. 이는 과거 우리가 자주 경험했듯 과거사 이슈를 정치도구화해 갈등과 대립을 조장하는 양국의 보수진영을 강화시킬 뿐이다.

한·일은 일의대수(一衣帶水), 옷의 띠만큼 좁은 간격을 둘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마땅히 일본의 올바른 역사인식만 개선되면 호혜정신으로 공동발전 할 사이다. 일본은 레이와 시대에 공동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는 한·일 신시대를 여는 협력체제 구축에 나서야 한다.

우리도 한·일관계를 적절히 관리해 나가면서 관계를 호전시킬 방법을 적극 찾아나서야 한다. 외교에서는 눈앞의 이익이 전부가 아님을 늘 새겨야 할 것이다. 여하튼 나루히토 일왕은 초심을 잃지 않고 선왕의 뜻을 이어받아 세계평화에 기여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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