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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입찰, 뼛속부터 바꿀 때다[기자수첩] 건설산업팀 구성헌 기자
  • 구성헌 기자
  • 승인 2010.03.23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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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울진 원전 1·2호기 주설비 공사의 시공사를 선정하는 입찰이 지난 주 마무리 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1년 넘게 지연됐던 계약과 착공 수순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신울진 원전은 '원전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내고 말았다. 이에 더 큰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번 기회에 국내 원전 입찰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이번 신울진 입찰이 시작될 때부터 원전공사의 시공사를 선정하는 입찰을 최저가로 진행하는 것부터가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어떤 공사보다 품질과 안전성이 중요시되는 원전공사의 시공사를 선정하는 작업에서 기술력과 경험보다는 가격만을 보겠다는 것 부터가 문제라는 것이다.

입찰에 참여한 한 건설사는 “UAE가 원전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실사단을 보내는 등 일정이 늦어지더라도 꼼꼼히 살피는 모습이 너무 부러웠다”며 “원전 시공사를 가격으로만 결정하는 나라는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요한 공사일 수록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입찰제도로 바꿔야 한다. 몇푼 아끼려다 혹여 사고라도 발생할 경우 더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발주처인 한수원의 아마추어적 실수 역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시스템 점검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입찰을 진행해 입찰 지연의 원인을 제공했으며 유찰을 막는다는 이유로 입찰조건의 변경 역시 밥먹듯 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주간사로 참여하는 건설사는 내년 신고리 원전 입찰에 주간사로 참여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여전히 기술력보다는 당장의 비난을 면키위한 조건을 여전히 고수해 줄이어 발주될 원전공사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내년과 그 다음해에 신고리 5·6호와 신울진 3·4호기 원전 입찰이 줄이어 발주될 예정이다. 국내 뿐 아니라 향후 20년간 약 400기의 원전 입찰이 예정돼 바야흐로 원전 르네상스가 도래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안에서 새는 그릇 밖에서도 샌다’는 옛말이 있다. 국내에서도 원전 2기의 입찰에 이런 문제점을 보였는데 세계시장에 나가서 잘하라는 말은 그야말로 ‘어불성설’이다.

지금이라도 바꿔야 한다. 더 늦었다가는 세계시장을 독식하는 선진국 건설사들을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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