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올해 어버이날의 임시공휴일 지정이 무산된 가운데 공휴일 지정에 대한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은 계속되고 있다.

5월 8일은 어버이날로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고 전통적인 효사상의 미덕을 기리기 위해 정해진 국가기념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부터 어머니날을 제정해 기념하기 시작했으며 1973년 아버지와 어른, 노인들을 포함해 어버이날로 명칭이 변경됐다.

어버이날을 기념일로 정하고 카네이션을 다는 의식은 미국의 기독교 문화에서 비롯됐다. 서양의 종교, 문화가 들어오면서 함께 유입된 이 기념일이 국내에서 자리잡는 과정에서 유교적인 효사상과 결합돼 전통적인 기념일이 된 것.

하지만 어버이날은 법정기념일로 분류돼 있을 뿐 단 한번도 법정공휴일로 지정된 적은 없다. 이에 지난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시기에 "국민들이 5월의 중요한 날로 어버이날을 꼽지만 쉬지 못하는 직장인들에게 어버이날은 죄송한 날이 되고 있다"며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지정하려면 대통령령인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 인사혁신처가 국민 의사 수렴을 거쳐 관련 수정안을 내면 국회를 거치지 않고 법제처 심사 등을 통해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뒤 관보에 게재하면 바로 공휴일로 적용된다.

그러나 현재 국민들 사이에서는 어버이날의 휴일 지정이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속출하면서 공휴일 지정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법정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경제적 부담이 증가하고 명절휴일처럼 기혼자들은 양가를 방문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크다는 것. 어버이날이 공휴일로 지정될 경우 특히 취업준비생, 독거노인, 영세업자 등은 효도를 강요하는 느낌이 들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거 같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최근 잡코리아에서 직장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8.8%가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기념일로 어버이날을 꼽았다. 어버이날이 부담스러운 이유는 선물과 용돈 등 경제적 지출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뜻밖에 논란이 심화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을 하루로 합쳐 가족의 날로 지정해 공휴일로 제정해 달라는 게시글이 올라오거나, 어버이날을 4월이나 11월 등 공휴일이 없는 달로 옮겨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어버이날 공휴일 지정을 두고 매년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어버이날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하는 임시방편의 시도가 아닌 여론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어버이날 공휴일에 대한 대안을 신중하게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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