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 전선’에 적신호가 켜졌다. G2, 곧 세계 주요2개국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 간 제2차 무역전쟁이 결국 터진 것이다. 미국은 중국을 겨냥해 또다시 관세 폭탄을 쏘아 올렸다. 미국이 2천억 달러 상당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 인상에 착수한 가운데 워싱턴에서 열렸던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은 접점을 찾지 못하고 결렬됐다.

양측이 추가 협상 여지를 남겨놨지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하는 우리 정부와 기업들도 바빠지게 됐다. 통상 화물선이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데 한 달 가까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관세 폭탄은 약 3~4주 뒤부터 현실화 될 수 있다.

우리는 상황별로 철저히 대비해야겠다. 미·중 무역전쟁은 일시적인 통상갈등이 아니다.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놓고 승부를 가르는 끊임없는 패권전쟁인 것이다. 문제는 중국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26% 정도를 차지, 미국(16%)을 훨씬 앞서는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라는 점이다. 특히 대중 수출품 중 중간제품이 80%를 차지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해 중국상품의 대미 수출이 줄면 자동적으로 한국상품의 대중 수출이 주는 구조다.

더욱이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통해 피해가 발생하면 자국경제를 보호하기위해 한국상품에 대해 덤터기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실로 큰 문제는 진영싸움이다. 미국과 중국이 각각 자국의 편을 들라고 강요하며 갖가지 통상압박은 물론 외교나 안보문제를 제기할 경우 한국은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는 현실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부와 무역투자협회 등은 미·중 무역전쟁이 우리 기업과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면서 차분하게 품목별, 시장별로 대응 방안을 모색하길 바란다. 기업들 역시 단기적인 대응책에 더해 장기화에 대비한 단계적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수출 주도형 성장 구조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는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55%를 수출에 의존한다. 한국은 독일(55.4%) 다음으로 수출 의존도가 높다.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한국경제에서 수출의 중요성이 이처럼 큰 데도 올 들어서 우리의 수출이 세계 주요 국가들에 비해 더 급격하게 꺾이고 있다.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와 선박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한국 수출 감소세가 OECD 32개 국가 중 26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한국의 수출은 대기업이 이끌어왔다. 지난해에는 ‘무역 트리플 크라운’(사상 최대 무역규모·수출·무역흑자)도 달성했다. 이런 대외적인 성과와는 달리 경제 양극화 심화와 내수와의 연계 부족 탓에 수출효과에 대한 국민의 체감도는 매우 낮다.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바로 중견·중소기업이 중심되는 수출구조로 탈바꿈 하는 것이다. 한국은 중소기업의 수출비중이 34%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39%에 못 미친다. 한국 경제가 글로벌 통상·산업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해 신속하게 수집 및 전파해 나가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글로벌 밸류체인 변화에 따른 세계 각지의 파트너십 강화는 물론 시장 다변화를 위한 신시장 개척과 무역분쟁에 따른 대체시장 발굴에도 힘쓰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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