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지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10년 만에 부활한 '통큰치킨'이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으며 행사의 막을 내렸다. 이미 3월 말 한 차례 할인을 진행하며 준비된 12만 마리를 완판 시켰던 롯데마트는 소비자들의 재요청으로 인해 5월 초 닭 17만 마리를 준비했고 이 역시 모두 팔렸다.

통큰치킨의 일반 판매 가격은 7천810원, 엘포인트(L.Point) 회원 할인을 받으면 5천원이다. 최근 배달료까지 붙어 2만원을 훌쩍 넘는 치킨값을 생각하면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이미 10년 전에도 통큰치킨 행사를 진행했던 롯데마트는 당시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비난을 받으며 일주일 만에 행사를 접은 바 있다. 물론 이 같은 논란은 현재진행형이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분명히 달라졌다.

10년 사이 무슨 일이 생긴 걸까. 롯데마트는 경기불황과 소비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10년 전과 똑같은 가격으로 치킨을 선보인 것이 고객에게 사랑을 받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으로 온라인쇼핑에 소비자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통큰치킨의 흥행은 주춤하고 있던 대형마트가 제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으로까지 떠올랐다.

통큰치킨 외에도 최근 '배달의 민족', '요기요' 등 배달대행업체가 유명 치킨 프렌차이즈와 손잡고 연일 파격 할인 쿠폰을 쏟아내며 치킨의 가격은 더욱 모호해졌다. 쿠폰은 최소 천원에서 1만원, 반값할인 등 다양하다. 이제 치킨은 제 값 주고 사먹으면 '호갱' 취급 받는 메뉴가 됐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소비자들은 이제 이벤트나 행사가 진행되지 않으면 치킨을 사먹지 않겠다는 반응이다. 임대료와 인건비, 재료비 상승을 원인으로 매년 가격이 치솟았던 국민 간식에 대한 냉정한 평가다. 이에 피해를 입는 것은 당연하게도 중소 치킨 업체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다. 대기업이 골목상권과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가계사정 역시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품질 좋고 가격이 저렴하다면 대기업, 중소기업 상관없이 제품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소비패턴은 변화하고 있다. 경쟁이 이뤄져야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된다는 사실도 소비자들은 이미 알고 있다. 치킨값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제 혼란을 멈추고 '국민 간식'으로서의 적절한 가격으로 책정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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