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관련 범죄 처벌도 제도도 개선 필요"

▲ 영화 '어린의뢰인' 장규성 감독. 사진=이스트드림시노펙스(주)

[일간투데이 최유진 기자] 영화 '어린의뢰인' 각본과 연출을 맡은 장규성 감독이 극의 배경이 된 '칠곡 계모 살인사건'에 대해 "실제 아이를 죽인 계모는 15년형을 받았다"며 "(계모가) 너무 미워서 영화에선 16년 형 내렸다"고 귀여운 복수를 공개했다.

지난 13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나우리빌딩에서 장규성 감독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영화 '재밌는 영화'부터 시작해 '이장과 군수', '여선생vs여제자', '나는 왕이로소이다'까지 코미디 장르를 다작 연출했던 장규성 감독이 아동학대와 관련된 '어린의뢰인' 시나리오를 쓰게 된 시발점에 대해 질문했다.

"색다른 시도는 아니었다. 전작들에서도 아이와 어른에 대한 메시지를 계속해서 던져왔다. 취향상 코미디를 좋아했지만 ‘어린의뢰인’의 경우는 진지한 소재라서 유머를 과하게 얹지 말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장감독은 "많은 아동학대 사건이 있지만 칠곡 계모 살인사건의 경우 아이가 동생을 죽였다고 진술해 더 충격적이었다"며 "그 아이가 얼마나 무서웠으면 거짓 증언을 했을까 마음이 아팠다"고 덧붙였다.

영화 '어린의뢰인'은 사회 고발적 메시지를 담은 타 영화들과는 달랐다. 아동 학대 사건을 단면적으로 보여주기보다는 아동학대가 일어나게 되는 이유들을 스토리 형식으로 구성했다. 장규성 감독은 "사건이 일어난 후보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대한 얘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이유는 아이의 감정이 쌓여가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무거운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기 때문에 스릴러나 서스펜스 형식으로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관객들이 사건이 아닌 아이에게 집중할 수 있게 하고 싶었다. 영화가 아이의 마음을 치유하는 과정을 담았으면 싶었다."

장감독은 "'어린의뢰인'이 누군가에겐 촌스러운 신파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담담하게 전개해 나가는 게 더 작위적이라고 생각했다"며 "시나리오에 이동휘 배우(극중 정엽)가 우는 장면이 처음엔 없었다. 동휘와 오랜 얘기 끝에 '인간이라면 이 사건을 보고 어떻게 안 울수 있어?'라는 결론을 내리고 정엽의 우는 신을 추가했다"고 소신을 전했다.

영화 '어린의뢰인' 장규성 감독. 사진=이스트드림시노펙스(주)

장감독은 끝으로 "영화를 통해 계모 지숙에게 어떤 면죄부도 주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계모 지숙이 아이를 학대하는 이유 등에 분노조절 장애가 있고 엄마가 없어 봤고 하는 설명이 나온다. 그 뒤 이동휘 배우의 대사가 "그런 건 이유가 안돼"라고 하는데 내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이었다."

장규성 감독은 '어린의뢰인' 영화를 통해 아동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작은 바람을 밝혔다.

"영화의 기능 중 하나가 사회적인 변화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아동 범죄에 대해 강력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기사를 보고 끔찍해 할 수는 있지만 더 나아가 실질적인 법과 특히 제도에 대한 개선은 아직 부족하다. 사고는 무관심에서 시작한다."

한편 아동학대에 대한 사회 문제를 스토리 형식으로 풀어낸 영화 '어린의뢰인'은 오는 22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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