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별 분기 실적발표시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 발표
경영 핵심평가지표 반영해 사회적 가치 확산 기여

▲ 이형희 SK 수펙스추구협의회 SV위원장이 21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열린 'SK 사회적 가치 측정 설명회'에서 사회적 가치 측정 취지와 방식, 측정 결과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SK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이 역설해온 '사회적 가치'를 처음으로 화폐 단위로 환산한 지표를 내놓았다. 기존 회계적·경제적 가치 뿐만 아니라 일자리 부족이나 환경 오염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한 성과를 반영한 사회적 가치를 계량화함으로써 이 둘을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 바텀 라인(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의 토대로 삼는다는 취지다.

SK는 21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사옥에서 언론설명회를 갖고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17개 주요 관계사가 지난해 한 해 동안 창출한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를 이날부터 순차적으로 사별로 일반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향후 SK 관계사들은 분기별 실적 발표나 지속가능보고서에 기재하는 등의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 측정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또한 매년 측정결과를 관계사별 경영 KPI(핵심평가지표)에도 50%를 반영할 방침이다.

이날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SV(사회적 가치)위원장은 "최태원 회장은 '측정할 수 없는 것은 관리될 수 없다'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해 사회적 가치 측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며 "SK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이유는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내려면 지표와 기준점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SK 관계사들이 측정한 사회적 가치는 크게 경제 간접 기여성과와 비즈니스 사회성과, 사회공헌 사회성과 등 3대 분야로 나뉜다. 경제 간접 기여성과는 기업 활동을 통해 국내 경제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가치로 고용과 배당, 납세 등의 항목으로 측정된다. 비즈니스 사회성과는 제품·서비스 개발과 생산, 판매를 통해 발생한 사회적 가치로 환경과 사회, 거버넌스 부문 등이 평가 항목이다. 사회공헌 사회성과는 지역사회 공동체에 대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창출한 가치로 사회적 책임 프로그램과 기부, 구성원들의 자원봉사 실적 등의 항목으로 평가된다.

SK는 2017년부터 외부 전문가들과의 공동 연구, 관계사 협의 등을 통해 측정체계를 개발해 왔다. SK 관계자는 "그동안 글로벌 화학기업인 바스프 등 일부 기업이 각자의 방식으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해 공표했지만 제품·서비스 관련 사회적 가치까지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은 SK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런 측정 결과 SK이노베이션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2조3천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조1천884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494억원을 각각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SK텔레콤은 경제간접 기여성과 1조6천억원, 비즈니스 사회성과 181억원, 사회공헌 사회성과 339억원을 창출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 위원장은 "마이너스 성과를 공개하는 것은 '앞으로 개선하겠다'는 대사회적 약속을 하는 것"이라며 "측정체계 개발의 궁극적 목적은 사회적 가치를 사회에 확산시키는 것으로 측정체계를 개선하고 확산시키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 가치를 측정하는 것은 목표를 정해 모자란 부분을 개선할 의지가 있다는 것이다. 시스템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SK는 현재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가스공사, 수자원공사 등 국내 공기업과 성과측정체계 개발을 협력하고 있으며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 등에 사회적 가치 측정의 필요성과 측정방식을 확산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과 미국 등 약 13개 다국적 기업들과 협력해 측정체계를 글로벌 스탠더드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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