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화웨이와의 스마트폰 경쟁 한숨 돌려
LG유플러스·SK하이닉스·LGD 등 단기 타격 예상돼

▲ 트럼프 정부의 제재로 구글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 20일 중국 상하이 최고 번화가 난징둥루에 있는 화웨이 매장에서 방문객들이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트럼프 정부의 제재로 구글 등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화웨이와의 스마트폰 경쟁에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세대(5G) 이동통신망 구축을 위해 화웨이 장비를 대거 도입한 LG유플러스,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하는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등은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1일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대한 구글 등 미국 업체의 거래 중단으로 삼성전자와 일부 부품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앞서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와 68개 계열사에 대해 "미국 안보에 반하는 활동에 연루돼 있다"며 거래 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이에 구글 등 미국 내 주요 IT 기업들은 화웨이에 소프트웨어와 부품 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조철희·유종우·김정환 한투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용 반도체의 상당 부분을 미국 업체가 공급하고 있어 반도체 공급이 중단될 경우 화웨이는 스마트폰 제조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며 "화웨이 스마트폰의 판매가 부진할 경우 삼성전자 등 경쟁업체의 반사이익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국내 카메라 모듈 업체 중심으로 중장기적인 반사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단기적으로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하는 비중이 높은 업체에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업체 중에는 SK하이닉스의 화웨이 공급 비중이 높다"고 언급했다. 또한 "화웨이는 올해 스마트폰 신모델에 플렉서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채택을 크게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화웨이의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되면 LG디스플레이의 경우 패널 공급 기회를 잃을 수 있어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화웨이가 거래 제한 조치로 미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통신장비를 앞으로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면 5G에서 화웨이 장비를 대거 도입 중인 LG유플러스도 통신망 유지보수 등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자사는 기지국 장비를 구축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앞으로 추가 이슈에 대해서도 잘 대처해 나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화웨이 이슈가 한국 IT 부품업계 전반의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 LG이노텍의 화웨이향 매출 비중은 5% 미만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