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0도의 광 시야각 구현…증강·가상현실 분야 적용 기대

▲ ETRI 연구진이 공간 광변조기를 통해 빛의 위상을 바꾸는 홀로그램 영상 재현 연구를 하는 모습. 사진=ETRI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국내 연구진이 디스플레이의 픽셀 크기와 간격을 대폭 줄여 넓은 시야각과 초고화질 영상 재생이 가능한 '픽셀 구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 8K UHD보다 250배 선명한 영상 재생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초고화질 영상 콘텐츠를 재생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패널 구현이 더욱 앞당겨질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픽셀의 크기와 픽셀 간격을 마이크로미터(㎛)수준으로 대폭 줄여 30°시야각을 갖고 화질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새로운 픽셀 구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홀로그램 표현에는 주로 액정을 이용한 공간 광변조 기술이 쓰인다. 액정에 전압을 걸어 빛의 위상을 바꿔 영상을 만드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주로 한 평면 내에서 픽셀의 크기와 간격을 줄이는 연구가 이뤄졌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홀로그램 영상을 재생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ETRI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픽셀을 평면으로 설계하지 않고 수직으로 쌓는 방식을 고안해냈다. 아울러 1㎛ 픽셀 피치 소자 개발을 통해 현재 8K UHD TV의 1인치당 픽셀수가 약 100 PPI(Pixel Per Inch)의 해상도 였는데 2만5천 PPI이상의 초고해상도를 가질 수 있도록 만들었다. 즉 최대 250배 이상의 초고화질을 구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번 기술 개발로 홀로그램 영상 시야각도 대폭 키우게 됐다. 기존 홀로그램 디스플레이 기술은 2∼3도로 좁은 시야각을 지닌 반면, ETRI의 기술을 적용하면 최대 30도의 광 시야각을 구현할 수 있다.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홀로그램뿐 아니라 마이크로디스플레이(LED), 증강현실(AR) 및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분야와 초고속 통신용 부품, 이미징 영상장치 등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황치선 ETRI 실감디스플레이연구그룹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공간광변조기에서 구현 불가능한 목표라고 여겨져 왔던 1㎛ 픽셀피치를 구현한 결과"라며 "홀로그램 실용화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ETRI가 해당 연구 분야에서 갖고 있는 홀로그램 특허는 지난해 말 기준 97건 출원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연구진은 트랜지스터 기술, 액정기술 등에 대해 디스플레이 부품관련 업체에 우선 기술이전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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