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전무후무한 '바이오' 유령사업 3조 과대평가돼"
"삼성바이오 평가 증권사 리포트도 유리한 것만 골라 왜곡"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상정(정의당·경기 고양갑) 의원이 23일 삼성이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바이오'라는 유령사업을 동원해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를 3조원 가량 부풀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 사진=심상정 의원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삼성이 지난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제일모직바이오'라는 유령사업을 동원해 제일모직의 기업 가치를 3조원 가량 부풀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배력 강화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상정(정의당·경기 고양갑) 의원은 23일 합병 직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각각 안진회계법인과 삼정회계법인에 의뢰해 작성한 보고서를 공개하며 "이들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의 사업계획에도 그리고 이후에도 기미조차 보이지 않은 '에버랜드 동식물 활용 바이오 유령 사업'이라 이름 붙여서 3조원으로 평가된 사업이 있다"며 "특히 안진회계법인이 작성한 보고서는 국민연금관리공단 등에 제공돼 이재용 부회장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합병비율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제일모직 가치를 높이는데 관건이 된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평가는 증권사 리포트를 평균한 것이라 하는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사실이 아니었다"며 "증권사 평가액 중 유리한 것만 골라 그것도 왜곡해서 작성됐다. 이 과정에서 익히 알려진 대로 수조원대에 달하는 콜옵션 부채는 두 보고서에서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오늘 공개하는 자료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조작 사건에 더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죄임을 입증하는 명백한 근거"이라며 "이 자료는 이번 일련의 합병 및 회계사기가 삼성 계열사 한두 곳에 의해 기획되고 실행된 것이 아니라 삼성그룹이 나서고 미전실(미래전략실)이 앞장서서 추진한 것임을 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삼성은 늘 상상을 초월한다"며 "이와 같은 회계조작이 경영권 승계를 위해, 또한 그룹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아울러 검찰은 하루가 멀다 하고 드러나는 명백한 증거를 바탕으로 철저한 수사에 나서야 하며 이재용 부회장은 검찰수사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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